나와 나의 아주 특별한 이혼 가족 이야기 (9)
5. 우리는 여전히 가족입니다.
처음 영화를 보고 혼자 실컷 울며 나아졌다고 여겼던 건, 그 당시 내겐 최선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심리상담’이 없었다면 나도 어쩌면 ‘이혼’을 겪었을 수도 있다.
아픔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 사람에게 상처로 남아 딱지를 만들고 흉터를 남긴다. 억지로 빠르게 지워 버리려 하면 안 된다. 그냥 덮어 버리면 비슷한 상황이나 느낌으로도 날카롭게 상처가 다시 올라와 자신과 주변을 다치게 하는 칼이 될 수 있다.
상처가 생겼다면 상처 입은 내 안에 아이와 마주하며 그 상처를 잘 보살피고 다독이고 달래 주어야 한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힘들 땐 마음껏 울며......
우리 가족의 상처가 아물 동안 두 명의 사위가 생기고 손자들이 생겼다. 다 같이 모여 앉아 명절을 보내고 생일을 축하하는 일은 더 자연스럽고 순조로운 일상이 되었다. 부모님은 딸들 집에 오가실 때나 가족여행을 할 때 함께 차를 타고, 걱정거리나 관심거리에 대해 편안히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 여행을 모두 같이 다시 다니게 된 지 5년이 넘었다.
긴 터널 같은 이혼의 상처가 아물고 난 후 돌아보면, 엄청난 진통과 아픔을 주었고 상처가 되었지만, 18년이 흐른 지금 우리 가족은 보통의 가족들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이제 조금 큰 나의 아이들이 묻는다.
“근데 왜 우리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집이 따로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