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낱말을 잇대어 정확한 감정과 사실을 견인할 것인
제목 마지막 단어는 '것인가'이다.
마지막 한 음절 '가'를 쓰지 못하고 제목이 마무리되었다.
오늘 나의 보고서도 그랬다
긴 시간을 준비해 온 보고서가 결국 '보고'라는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마무리되었다
그 보고서를 쓰기 위해 사람을 만나고 현장을 만나고 책을 만났다
그러나 그 보고서를 보여주고픈 사람을 못 만났다
쓸모없는 일이 된 것일까?
중간에 마무리된 일은 쓸모없는 일이 된 것일까?
나는 제목에서 쓰지 못한 '가'를
글 속에 넣었고
결국 이 글을 읽어보는 사람들은 이 제목을 알게 될 것이다.
제목은 반드시 제목줄에 있어야 한다는 형식만 벗으니 제목은 다시 살아났다.
내 보고서의 형식은 어쩌면
제목의 첫 줄처럼
첫 줄에 선 사람에게만 보고되어야 한다 생각했는지 모른다
글 속의 단어들의 힘을 잊은 것이다
제목은 그저 그 속 단어들을 대변하는 한 줄일 뿐
진정한 힘은 그 단어들의 조합에 있는 것을...
제목 줄에 선 사람 대신
글 속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야겠다.
소박한 낱말을 잇대어 정확한 감정과 사실을 견인하듯
소박한 사람과 사람을 잇대어 정확한 사실을 견인하고
그 소박한 사람들 속에서 나도 함께 소박한 위로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