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한국에 와있다.
2022년 5월 29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대한민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리고 5월 30일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이번에는 그 누구도 모르게 한국에 입국했다.
아.. 새언니와 친척동생 이 둘에게만 나의 만행을 말한 채 ㅎ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도 서프라이즈를 하고 싶은 마음에..
그런 마음과 동시에 말 안 하고 한국에 들어왔기에 엄마를 만나자마자 등짝 스메싱을 당하겠지? 라은 마음도 피어났다.
내가 한국에 지금 온 이유는.. '지금 시간이 있어서'
작년 9월부터 오스트리아 시골 산 중턱에 있은 호텔에서 일을 했었다.
여름 시즌이 끝나고, 다시 계약을 해서 겨울 시즌도 끝내고..
이번 시즌을 계약을 하냐 마냐였는데..
이번 시즌 연장을 안 한 이유는, 믿고 일했던 매니저도 일을 그만한다는 말에..
호텔에서는 나에게 이런저런 옵션을 제공했지만.. 겪어본 게 있다 보니, 그냥 더 이상 일을 안 하기로...
사실, 계약 연장에 대해 이야기를 베니에게 했더니 베니가 먼저 그만두는 건 어떠냐고 말할 정도였지
그러면서 한국에 지금 다녀오는 건 어떠냐는 그의 말.
한국에 계시는 엄마도 걱정되고, 지금은 충분히 시간이 있으니 지금 다녀오는 건 어떠냐고!
그래서 급히 항공권을 예약하고 한국에 왔다.
사실 이번에 베니랑 함께 한국에 올 예정이었다.
베니는 10월 초에 2주 동안 휴가를 받을 예정이었고, 항공권은 베니가 다 내고
이곳의 숙박비와 현지 교통비는 내가 내기로, 그리고 각각 공통 경비로 얼마씩 내기로 했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9월 말까지 일하고, 얼마 안 되는 나의 용돈을 모아서 베니와 함께 오려고 했으나.. 호텔은 그만뒀고.. 당장 일을 구한다고 해도 휴가를 가기 좀 애매할 듯하고,
나의 수입이 당장 끊어진 상태라.. 베니가 모든 걸 다 부담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을 듯
사실 베니와 내가 차곡차곡 모아 둔 건 있지만, 우리의 계획이 '한국에 다녀오는 것'만 있는 게 아니기에 모아둔 돈을 건들고 싶은 마음이라곤 없었지.
서로 대화 끝에 결론은 올해는 나 혼자 다녀오는 걸로 결정을 했다.
10월에 가는 게 아닌 5월 말에 갔다가 8월 초에 돌아오고, 돌아오면 바로 취업하는 걸로!
그러면서 베니는 함께 못 가서 미안하다고 항공권을 구매해줬다.
나 역시 미안한 마음 때문에 이곳에서의 경비는 혼자 알아서 쓰고 있는 중이다.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만나는 사람마다 너무 물어본다.
올해도 역시 작년처럼 그냥 엄마 옆에서 엄마만 케어하다가 갈려고 했는데.. 작년과 다르게 이 사람 저 사람 너무 많이 만나는 게 문제일까..?
곧 다시 나는 오스트리아로 돌아가는데, 지금까지도 설명하게 된다.
뭐 그들이 나에게 갖는 관심이라 고맙긴 하다만..
7월 31일 다시 비행기를 타고, 8월 1일 오스트리아에 도착한다.
이렇게 길게 오랫동안 한국에서 지내고 돌아가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인 듯하다.
다음부터는 무조건 베니랑 함께 갈 테니..
'왜 혼자 왔어?'라는 말을 듣는 건 올해가 마지막이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