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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ah Jun 17. 2022

OKR이 흐르는 조직 만들기

스타트업 조직문화 만들기#1

내가 스타트업을 설립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회사의 비전을 세우는 것이었다.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비전에 기반을 둔 경영을 하기 위해서였다.

회사의 비전은 OKR을 이용하여 명시하였는데, 초기 창립 멤버들이 같이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표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드웨일의 비전













스타트업이라면 대부분 하고 있다는 OKR 은 Objective Key Results이다. 
Objective는 '무엇'을 의미하며 성공 가능성을 떠나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목표여야 한다.
Key Results는 '어떻게'를 의미하며 목표를 달성했는지 측정이 가능(정량적)해야 한다.


OKR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무엇을 하든지 '왜' 하는지 이유가 있어야 한다.

핵심가치

시드웨일에서 OKR을 도입한 이유는 팀원들에게 핵심가치를 명확하게 인지시켜 업무 몰입도를 높여주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목적은 회사의 핵심가치를 이루기 위함이기 때문에 모든 팀원은 반드시 핵심가치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팀원들이 어떤 업무를 하든 방향성을 잃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왜 하는 건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목표를 보면 판단이 가능하다.


OKR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도입했는가?

OKR을 해야 하는 이유는 다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도입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OKR을 실천하는 건 다른 이야기다. 사실 OKR이 조직 내에서 제대로 흐르려면 조직문화가 뒷받침해줘야 한다. 구성원들이 안정감을 가지고 수평적이고 투명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하며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고, 도전하는 분위기여야 한다. 최소한 이러한 문화가 뒷받침된다는 가정하에 다음과 같이 OKR을 실천하여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다.


<시드웨일에서 OKR을 실천하는 방법>


1. OKR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도록 정렬한다.

상위 OKR이 있어야 하위 OKR을 만들 수 있다. 시드웨일에서는 회사(조직) > 올해 > 분기별 > 팀 > 개인 순서로 OKR을 만들어 나갔다. 각 OKR 은 서로 정렬되어야 하며, 하위 OKR은 상위 OKR의 Key Results를 달성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주로 만들어진다. 여기서 가장 세우기 어려운 게 개인 OKR이다. 개별 팀원의 목표가 회사의 핵심가치 그리고 주요 과제와 정렬되도록 세워야 하는데 그냥 하라고 하면 아무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과제 제출하듯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드웨일에서는 가능한 1 on 1을 통해 개인의 커리어 방향성을 함께 고민해보고 개인의 성장에 회사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조율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개인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되도록 정렬되어 개인의 업무 몰입과 동기부여 측면에서 가장 효과가 있었다.


2. OKR은 항상 눈에 보이도록 한다.

목표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어떤 팀원에게 물어도 회사의 비전과 올해, 분기, 팀의 목표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찾아봐야 안다는 대답을 한다면 목표를 세우기 위한 일을 한 꼴이 된다. OKR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되는 것이다. 시드웨일에서는 OKR을 인쇄하여 눈에 잘 보이는 벽면에는 모두 붙였다. 팀원들이 의식하지 않아도 사무실을 왔다갔다 하면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언제든지 필요할 때 바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회의할 때나 업무를 이야기할 때도 바로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게 하였다. 개개인의 OKR 도 인쇄하여 함께 붙여놓으면 구성원 간 이해도가 높아지고, 서로의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도 가능해진다.


3. OKR은 매주 점검하고 피드백한다.

업무를 하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목표의식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목표를 점검하고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시드웨일에서는 매주 월요일에 한 주간 목표를 세우고 업무를 계획한다. 이때 OKR을 점검하고 서로 목표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진다. 시드웨일은 업무 특성에 따라 주로 분기별 목표를 점검하였는데 이때 각자 목표 달성 자신감 점수도 체크한다. 제일 높은 자신감 점수와 제일 낮은 자신감 점수를 가진 사람이 대표로 의견을 공유하며 팀의 자신감 점수는 전체의 평균으로 한다. 점수와 의견을 공유하면서 목표를 조정하기도 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긴급 대책에 들어가기도 한다.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애물은 없는지도 서로 공유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우리의 OKR 자체가 적절한지 확인하기도 한다.


4. OKR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OKR이 자주 바뀌는 게 좋지는 않지만 OKR은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그리고 이 점을 모든 팀원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팀원은 누구나 OKR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OKR과 이해관계가 있는 팀원들이 제기된 이의에 동의한다면 OKR은 변경된다. 그리고 OKR이 변하면 반드시 모든 구성원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만약 OKR이 중단되거나 변경되면 꼭 회고를 통해 그 이유를 되돌아보고, 교훈을 통해 다음번 OKR에서 무엇을 바꿔어하고, 어떤 걸 적용해야 할지 학습한다.



그래서 무엇이 좋아졌는가?


1. 모든 구성원이 목표(방향)를 알고 있다.

모든 구성원이 목표를 알고 있기 때문에 팀이 다르더라도 우리는 모두가 한 팀이라는 사실을 인지한다.

각자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협력도 더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서로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2. 불필요한 업무들이 제거된다.

우리가 경계하는 것 중 하나는 일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다. 목표가 없으면 목적 없이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일은 하는데 '왜'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업무가 꼭 필요한 건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한데 이때 OKR을 보면 판단이 가능하다. 과연 OKR을 달성하기 위한 일인가 질문해보면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3. 구성원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OKR을 진행할수록 구성원의 숙련도가 높아지고 각자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목표를 세워서 일하기 시작한다. 팀원들이 스스로 세운 목표에 따라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을 할 때 보다 더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게 보인다. 회사 입장에서는 목표만 체크해도 제대로 일을 해 나가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관리도 훨씬 쉬워진다.


4. 팀 별로 무엇을 하는지 공유가 잘된다.

목표를 공유하기 때문에 팀별로 단순히 각자 무슨 일을 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공유할 때 보다 훨씬 공유가 더 잘된다. 그리고 팀별로 따로 일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일이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렬되어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필요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아쉬웠던 점


1. 모두가 OKR 숙련도가 높을 순 없다.

OKR은 구성원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

그런데 구성원의 합류 시점이나 내부 OKR 스터디 참가 여부에 따라 OKR 숙련도 차이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새로 합류한 팀원일수록 OKR의 필요성을 알기 힘들어서 겉도는 느낌이 많이 든다.

OKR 숙련도가 부족하면 OKR을 세우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목표를 세우기 위한 일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시간이 가장 소중한 자원인 스타트업에서는 치명적이다. 그래서 OKR을 하려면 구성원 모두가 함께 스터디를 해야 하고, 새로운 팀원이 합류할 때마다 반복해서 스터디를 해야만 했다.


2. 개인의 OKR까지 챙기기가 쉽지 않다.

회사는 어쨌든 일을 해야 하니 OKR을 세우고 진행하는데 개인의 OKR까지 세우게 하는 건 쉽지가 않다.

다들 바쁘기 때문에 고민할 시간이 없고, 귀찮기 때문에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잘 없다.

개인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OKR을 세워서 도전해보면 좋은데 팀원들이 모두 내 마음 같진 않다.

1 on 1을 시간까지 일부러 내서 개인의 커리어를 함께 그려보고 OKR 세우는 것도 도와줘야 겨우 진행이 되었다. 팀원 스스로가 필요성을 느끼고 OKR을 개인적으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은 더 필요할 것 같다.



만약 OKR이 흐르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면


1. 리더부터 잘해야 한다.

조직에서 OKR을 하고 싶다면 리더부터 시작해야 하고, 잘해야 한다. 상위 목표가 정해지지 않으면 하위 목표는 정해질 수가 없다. “이거 좋은 것 같으니까 우리도 해보자”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리더가 많은데 스스로가 먼저 하지 않으면서 팀원들에게 기대해봤자 소용없다. 리더가 먼저 시도하고, 공부하고 팀원들을 이끌어줘야 한다.


2. OKR은 평가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다.

OKR은 팀원들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성과를 평가하기 시작하면 도전적인 목표가 나오지 않고 달성 가능한 목표들만 쏟아진다. 구글조차도 OKR의 70%만 달성해도 성공했다고 여긴다. 그만큼 도달하기 힘든 목표를 잡고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에게 OKR로 성과를 평가하거나 연봉이나 인센티브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해야 한다.

다만, OKR을 달성했을 때는 공개적으로 축하하고 칭찬하는 문화는 꼭 만들어야 하는 것 같다.


3. 회고해야 한다.

OKR을 하고 나면 반드시 회고를 해야 하는데 이때 목표를 성취했다면 성취가 가능했던 요인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좋다. 만약 목표를 성취하지 못했다면 장애물은 무엇인지 살펴보면 된다. 그리고 이번 OKR을 통해 다음번 OKR에서는 무엇을 바꿔보면 좋을지 이야기 나누면 좋다.


4. 모두에게 공유되어야 한다.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한다.

OKR은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에게 OKR이 공유되어야 하고, 모두가 OKR을 알고 있어야 한다. OKR이 정해지면 항상 잘 보이는 곳에 보이도록 인쇄해서 붙여놓으면 좋다. 의식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눈에 보여야 한다. 팀원들에게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계속 물어보면 좋다. 지겹도록 물어보자. 만약 그렇게 못하는 분위기라면 회사의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


5, 모두가 스터디를 해야 한다.

점심을 기다리며 OKR 스터디하고 있는 시드웨일 팀원

OKR은 설명만 들으면 쉬울 것 같고, 그냥 할 수 있을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막상 제대로 OKR을 세우려고 하면 어렵다. 그리고 상위 OKR과 하위 OKR을 정렬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점심시간이나 따로 시간을 내서라도 OKR 책 스터디를 해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 매번 새로운 팀원이 합류할 때마다 스터디를 진행했는데 나의 경우 회사에서 4번 정도 OKR 책 스터디를 참여하였고, 매번 반복해서 읽어도 좋았다. 기존에 OKR을 경험해본 팀원이 새로운 팀원에게 경험을 많이 전파해주면 도움이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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