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적 표현

  곰곰히 생각해봤다.

"나는 왜 에세이적인 어투로 글을 쓰며,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자신에게 말하는 독백 형태의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세세히 생각해보기 전까지는 누군가에게 하는 이야기가 아닌, 오직 '나에게 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단편적으로 내 이야기이니 에세이 형태로 글을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글을 쓸 때 꼭 생각하는 것은 누가 이 글을 읽을 것인지, 읽는 이에게 가장 편한 단어는 무엇인지, 적절한 비유 혹은 쉬운 말로 독자의 이해를 쉽게 불러오는지를 늘 고민한다. 그래서인지 지난 글을 훑어보면 편마다 어투가 다르다. 

어떤 글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정답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누구에게나 읽기 쉬운 글이 가장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말하는 것이 독자의 이해를 돕고, 가장 가슴 깊이 다가올지 고민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싶어 고이 모셔두는 자물쇠 걸어둔 일기장이 아닌, 누구나 검색하면 읽을 수 있는 브런치와 같은 오픈플랫폼에 글을 쓴다면 적어도, 읽는 이를 배려해 쉬운 글을 쓰는데 노력을 가해야하지 않을까.

이처럼 많은 시행착오 끝에 수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명확한 뒷받침 자료가 있으면 좋을테지만, 그런 데이터는 내게 없다. 물론, 자료를 읽는 눈과 경험도 부족하다. 하지만, 확실히 깨닫고 느낀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말하는 '독백'의 표현, 하루를 돌아보는 에세이적 표현이 부담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부담'은 내가 누군가에게 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 마음의 짐 같은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왜 부담일까?"

누군가 내 삶 그리고 행동을 통제하려 하거나, 개입하려하거나, 행동을 유발하는 언어를 사용해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요즘 말로는, 이런 행동을 보고는 심리적 지배 즉, '가스 라이팅'이라고들 표현하는데, 나역시도 물론 그 가해자에 속한다. 매번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가끔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꼰대력과 과거의 경험이 주체를 못하고 삐져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남에게 내어줄 때, 그 기분은 가스라이팅을 당할 때 보다 몇 배는 불쾌하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자신이 싫어하는 행동을 스스로가 남에게 전도할 때 느끼는 불쾌감을 잘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다. 

아무튼, 나는 누군가 누군가 내게 어떤 행동을 고의적으로 유발하는 말을 하는 것을 싫어한다. 타인에게 이래라저래라 이야기하는건 더 싫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말하는 에세이적 표현인 '독백', 혼잣말을 꽤 많이 한다. 

주절주절 떠드는 혼잣말이지만, 가끔은 누군가에게 쉼이 되었음 좋겠고, 영감이 되었음 좋겠다. 그리고 또 때로는 하루를 살아가는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곤 한다. 마음을 의도한대로 전하는 일은 실로 어렵지만, 그 의미가 옳은 방향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생각하지 못한 엄청난 변화를 맞이할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