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정성스레 가꾸며 살아갑니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무엇이 다른지 보인다. 사람들은 대게 전체를 보고 대상을 판단한다. 그렇기에 무엇이 다른지 명확히 말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대상을 하나식 해체해보면, 무엇이 다른지 어떤 것이 차이를 만들어냈는지 알 수 있다.
디테일,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작고, 눈에 띄지 않는 것을 특별히 신경쓰고, 보살필 때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대단한 것을 만들어낸다.
일맥상통, 이는 작품, 물건, 브랜드 뿐만 아닌, 삶의 태도에도 적용된다. 사소한 행동, 마음을 신경쓰고 무엇이든 열성을 다하여 진심으로 대하는 이들은 타인이 보기에 피곤한 삶, 혹은 스스로를 어렵게 만드는 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모든 것은 디테일이 결정한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그리고 더 나아가 개인 행동과 말에 대한 책임을 디테일하게 신경쓰는 이는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하여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는 듯 보인다. (적어도 내 눈에는 말이다.) 시간과 마음, 한마디로 정성을 깊게 들였으니 무엇이든 보고 느끼는 것이 더 깊게 느껴진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 아닐까? 당연 할수록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실천하지 못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한 포인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세상에 정답은 이미 나와 있는 듯 하다. 그것을 얼마나 오래 지속하느냐가 결국 관건이며, 이 지속성이야말로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 과제이기도 하고 말이다.
누군가는 숲을 보라고 말한다. 또 누군가는 나무를 보라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그 두 의견에 반대한다. 어떤 것을 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나무를 소중히 가꾸고 만들어 주변과 어우러지도록 고민하는, 세부적으로 대상을 나누어 가장 작은 단위부터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를 골똘히 고민하고, 소중히 생각하다보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가정해보자면, 만약 새로운 좋은 나무 모종을 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찾아오더라도, 혹은 그래야만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평소 가꾸던 나무에 대해 집착할만큼 따뜻한 애정과 고민을 한 사람이라면, 그와 잘어울리는 나무 모종을 심을 것이며, 어울리는 주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꽤 멋진 숲이 만들어져있겠지. 우리는 숲이 있어야 나무가 있는 것이 아닌, 나무가 있어야 울창한 숲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무엇이 먼저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닌, 결국 나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그에 대한 진실어린 사랑이 좋은 숲을 선물할 것이라 확신한다.
전체는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 세부적인 것들을 세심히 가꾸고, 만들어갈 때 만들어지는 결과값이지, 처음 계획대로 딱 맞아떨어진 그림이 되기란 참으로 어렵다. (솔직히, 이는 운 말고 설명할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무를 생각하다보면, 그 나무를 타는 벌레, 햇살, 바람, 비, 습도, 동물 등 신경쓸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미시적인 대상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해본 사람은 분명 알 것이다. 세분화 그리고 그에 따르는 디테일, 또 디테일 안의 디테일, 그것들을 잘 관리하고 운영해 나갈 때 어느덧 나무 옆에는 그와 잘 어울리는 또 다른 나무가 그리고 그 나무 옆에는 그와 잘 어울리는 나무와 늪지대가 혹은 호수가 생기고, 이것이 반복되어 더욱 커지다보면 어느덧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도 나무를 바라본다. 우리 모두를 생각하기 전 당신을 먼저 생각하고, 나를 생각한다. 내가 걸어가야할 길을 생각하기 전, 신발끈이 제대로 묶였는지 확인한다. 당장 눈 앞에 놓인 것들에 대해 세세히 신경쓴다. 멀리 보는 것도 좋지만, 정말 가끔씩만 멀리 보려한다. 내가 지금까지 잘 걸어왔는가에 대한 척도로만 말이다. 미래는 계획이 아닌, 지금 나의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임이 만들어갔으면 한다. 그림을 설계하는 것이 아닌, 한 획 한 획 정성스레 긋고 싶다. 소중하게 하나씩 하나씩 일구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