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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oved Dec 04. 2021

홀로 ‘제주’넘기

제주도 혼자 여행의 기록 1

1. 첫 번째 퀘스트: 루틴 버리기


회사, 집, 회사, 집…

무한반복 루틴의 삶.

면허를 따면 뭐하나.

새로운 길은 낯설어서 헤매고, 아는 길도 비만 와도 더럭 겁이 나는 쫄보 운전자인 것을….


바쁘더라도 쉬어가라는 말이 남에게는 쉽지만, 정작 나에게는 적용이 안 되는 언행불일치의 삶.


루틴대로 살다가 평생 연차는 적립만 하고 끝날 것 같았다.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본 게 언제였더라….

코로나가 생각과 마음까지 꽁꽁 싸매어 버린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뭐든 새롭게 11월을 맞이해봐야겠다! 


그래서 결심했다.


혼자 하는 제주여행. 그리고 뚜벅이 아닌 자동차로.


2. 두 번째 퀘스트: 일단 나서 보기


오랜만에 나서는 김포공항 길.


공항버스를 타 본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마을버스를 타고 내려서 보니 갈아타는 정류장에 내가 탈 공항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반가운 마음에 타려는데 기사 아저씨가 묻는다.


"예매하셨어요?"

"네? 예매요? 아니요… 예매해야 하는 건가요?"


(예전에는 그냥 탔던 거 같은데...)


"이거 시외고속버스랑 비슷한 거예요~"

"아.. 몰랐어요."

"다행히 한 자리 남아있어요! 원래 만차였는데 누가 취소했나 봐~ 얼른 타요!"

"앗! 네!! 감사합니다!!"


(아저씨가 운이 좋다고 하는데… 나는 계속 아저씨가 나를 놀리는 건가 눈치 봄 ㅋㅋㅋㅋ)


이제 공항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일까?


맨 앞자리에 앉으라는 기사님 말씀에 인전 벨트 착 매고서 사람들이 탑승하는 걸 구경하기 시작했다. 큐알코드를 찍는 거 보니 예매 시스템이 맞나 보네.


어릴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한 탓일까?

밖에 나가면 모르는 사람들을 관찰해서 알아맞히는 재미가 있다.


흠..어디 보자. 제주도를 가는 사람들이라...


신혼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여성의 손톱에 웨딩 젤네일이 반짝였다),

낚시 여행객들(낚시모자와 작은 손가방?) , 

비행하러 가는 기장님들(바로 옆좌석에 있어서 들렸는데 어디 비행이냐고 서로 묻고 있었다.)


공항 가는 길은 단풍이 만발하다.

단풍 구경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싶을 만큼.  

맨 앞자리 문 앞이 내 자리 :)


날이 너무 화창해서 코트가 무겁게 느껴지는 가을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혼자 가보는 여행을 시작했다.


to be continued...


* 방역수칙은 잘 지켰고, 혼자 하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식사 외에는 마스크 벗을 일 없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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