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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oved May 22. 2022

홀로 '제주'넘기2

인생 최초 혼자 여행의 기록 2

3. 세 번째 퀘스트: 계획대로 안 되는 맛 제대로 음미하기


제주야, 기다려라~ 내가 간다!

일정 짜기에 강박(?)을 가지고 시작한 나는 비행기에 늦을까 봐 한 시간 반 전에 도착.

온라인 체크인을 해서 바로 발권을 하러 갔다.

직원이 묻는다.

"앞쪽 비상구 옆 넓은 창가자리가 있는데, 바꿔드릴까요?"

어머 이 친절함은 뭐지? 사실 나야 단신족이라서..그닥 불편함은 없지만 이왕이면 편히 가자 싶어 예스!


맛있는 점심을 먹고팠지만, 탑승에 늦을까  출발 게이트 근처의 영혼 없는 육개장  사발을 드링킹.

그런데, 먹자마자 도착한 문자 하나.


선행 비행기 연착으로 20분 지연.

그래, 그럴 수 있지. 안전이 중요하니까...

그러더니 띠리링~ 두 번째 알림 문자.

50분 지연.

저기요.. 저한테 왜 이러세요..

뭐라고!!!!! 미리 알려줬으면! 내가!! 식당가에서 여유 있게 먹었을 거 아니여! 내 렌터카 1시간 누가 물어낼겨!


말할 사람 없는 나는 하염없이 출발 게이트 앞 벤치에서 우두커니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출발!

에어버스를 타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한 시간여의 비행. 창가 밖 하늘을 보고 싶은 마음에 얼른 자리를 보니....


저, 저기요. 이거, 창가석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고개를 90도로 꺾어서 뒷사람 몰래찍은 하늘뷰… 흑…

창가지만 창가 아닌 창가 같은 너.

비상구 앞, 창가는 창가지만, 비상구에게 창문을 양보해서인 건가. 답답한 벽면만 있는 그런 창가.


작은 행복을 기대한 나에게는 작은 가혹함이...

그래도 괜찮아!

뒷자리 창문을 흘깃거리며 하늘을 나는 기분을 오랜만에 맛보았다.


4. 네 번째 퀘스트: 슬픈 예감 꼬옥 안아주기


빡세게 짜 놓은 나의 일정은 지연으로 이미 어그러진 상황. 렌터카도 1시간이나 손해를 봐서 속상한 상태였다.

부랴부랴 렌터카 셔틀을 탔는데, 오랜만에 느껴보는 옛 정취 물씬한 실내. 현란하다. @.@

어머님들 춤사위 자극하는 현란한 조명등 XD


난생처음 빌려보는 렌터카. 어른들의 세계인 줄로만 알았는데 내가 렌트해서 운전을 해보다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차량 인도를 기다리면서 서있는데...

차량 한 대가 서 있는 게 보인다.

후줄근한 외관. 딱 봐도 아이고, 저거 타고 다니면 승차감은 그냥 포기해야겠네~싶은….

내가 탈 차만 아니면 되지........라고 생각하다 보니 어? 저거 내가 빌린 차종인 것 같은데... 하는 찰나.


"B씨!"

헉! 나...나구나. ㅠㅠ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일단... 키를 넘겨받고 휠 체크, 차량 체크.

(폭풍검색으로 미리 예습)

4일 동안 잘 부탁한다. 멈추지만 말아다오. ㅠㅠ


익숙하던 내 차 아닌 다른 차 운전은 처음이라 살짝은 긴장한 채로, 어둑해진 제주 시내에 들어섰다.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노면의 요철..

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승차감이야….

어쨌든!

오롯이 나 혼자 하는 여행. 시작이다!


왜, 벌써 밤인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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