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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oved Aug 23. 2022

홀로 ‘제주’넘기3

떠나요~ 혼자서~ 제주도의 푸른 밤으로~

5. 다섯 번째 퀘스트: 갬성이 이끄는 대로 무작정 가보기


여행을 계획하는 스타일은 각각 다르겠지만, 이번에는 이성이 꽤나 작동을 해서 철저한 스케줄…(이라고 하기엔 구멍이 많았지만)을 짜서 움직여 보기로 했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동선은 이성 따라 결정은 감성 따라]

친척분이 제주에 사시기 때문에 인사도 드려야 했고, 미천한 운전실력으로 밤 운전과 시내운전은 무리였기에.. 동선은 욕심내지 않고 동부만 돌기로 결정!


가기 전까지 제주 여행 네이버 카페 폭풍 검색으로 동선 검사받고 수정, 수정_2,수정_최종, 수정_진짜최종을 거쳐서 여행 동선을 정했다.

초보는 렌트할 생각 말아라 vs 살살 다니면 괜찮다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카페글들을 읽으며..

뚜벅이와 렌터카 중 고민 끝에 이 여행의 중요한 목적은 도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차로 다니니 굳이 한 숙소에 계속 머무를 필요가 없었고 이동시 차 시간 걱정을 안 해도 되어서 오만 번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여행의 최대 리스크는 길치인 나.

이성이 명령했다.

“너 자신을 알면 남의 손이라도 빌리라고!”

폭풍 검색하다가 가고 싶은 곳을 넣으면 동선을 알아서 정리해 주는 앱 발견!!(개발자님 사랑해요)

이 앱 만든 분 매우 칭찬합니다!!

네이버 카페에서 가볼 만한 곳, 맛집, 동선 등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한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카페 사진을 본 순간!! 효율적 동선에 꽂힌 나의 이성에게 찌그러져 있던 갬성이 이야기했다.

“야! 여긴 꼭 가야 해!”

모두가 꼭 들르라고 하는 인스타 갬성이 아닌, 보물찾기 같이 나만 갠소하고 싶은.. 마이너 한 갬성이 외치는 소리였다.

그래, 이성아. 너는 좀 쉬어. 제주에서의 첫 목적지는 너로 정했다.


제주 시내에서 차선 변경에 한 번 혼쭐이 난 초보 of 초보인 나는 예상시간을 훌쩍 지나 밤이 되어버린 제주 외곽을 초집중 모드로 운전하기 시작했다. 그냥 숙소로 바로 가서 쉬고 밥을 먹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성의 볼멘소리를 들으며.


여기 정말 있을까 싶은 마을 굽이굽이 골목을 따라 들어가 보니.. 해변 끝자락에 그 곳이 나왔다.

카페에 들어서서 라떼 한잔을 주문하고 테라스로 무작정 나가보았다.


그 곳. 여행의 시작을 알리기에 너무 충분했다.

이 시간 이 문 앞을 지나기 위해서 연착이 되었나 보다 싶을 정도로 좋았던 첫 번째 카페. 왠지 모를 갬성의 떨림이 살짝 마음속에서 올라왔다.

안녕! 난 제주의 밤이야.
평소엔 안 먹던 에이스가 연착으로 배고픈 나에겐 꿀맛!
바스락바스락, 철썩~ 파도소리, 바람소리, 나뭇잎 소리 감상존


수평선 너머로 보이는 아득한 오징어배 조명등.

검고 푸르게 넘실거리는 파도.

늦가을 바스락거리는 이파리들이 바람에 날리는 지붕.

그대로 앉으면 ㄴ자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비 인체공학적 설계 나무의자들.


모든 것이 조화롭고 차분하게 나에게 말을 건넸다.

“기대했다가 실망할까 봐 걱정하지 마.”

“혼자 오길 잘했어!”

 “이 고즈넉한 밤은 너를 위한 거야.”


라떼와 에이스의 조합도 꿀맛.

공항에서 바로 왔다는 말에 기분 좋게 싱긋 웃어주시는 사장님도 좋았다.


시작이 반이라는데, 벌써 이렇게 좋으면 어쩌지?

연착으로 일정의 3시간이 날아가서 뾰루퉁해진 나의 이성은 갬성에게 사과했다.


그래, 앞으로 마지막 결정은 갬성 네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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