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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스 Oct 18. 2023

우리가 OKR에 실패하는 이유

OKR을 위한 업무 수행과 집중

벌써 올해의 마지막 분기에요. 1년의 마지막 분기가 왔다는 건, 올해의 계획이 성공적인지 아쉬운지 어느 정도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기에, 많은 팀이 마지막 분기 계획을 조금 더 고심해서 세우셨을 거예요. 회사와 개인이 목표 달성과 성과관리를 위해서 OKR, KPI, MBO와 같은 다양한 방법론을 활용하고 있으실 텐데, 여기에서는 OKR과 우리의 회사에서 OKR이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볼 거예요.


OKR은 목표 달성 전략 방법론 중 하나로, 인텔에서 시작해서 구글의 벤처 투자자인 존 도어(John Doerr)에 의해서 대중적인 방법론이 되었어요. OKR은 Objective Key Result의 줄임말로, 달성하기 위해 집중하고 싶은 하나의 정성적 목표와 달성을 측정하기 위한 정략적, 정성적인 핵심 결과 지표를 의미해요.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OKR은 기간을 기준으로는 주로 연간, 분기별, 월별, 규모를 기준으로는 회사, 팀별로 세우고 있어요. 목표 달성을 위해 회사 차원의 연간 OKR을 기준으로 많은 OKR이 파생되는데, 왜 우리는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걸까요?



우리가 OKR에 실패하는 이유


1. 결과지표가 하향식으로 결정된다.


이제 우리의 회사에서도 팀 단위 OKR은 팀원 간 회의를 통해서 수평적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팀장이 대표와 회의를 하면서 핵심 결과 지표가 하향식으로 결정되거나 수정되는 경우도 여전히 많아요. 직접적으로 지표를 제시하는 경우는 많이 없어졌을지라도, 수정을 강권하는 분위기는 여전히 남아있죠. 


하향식으로 높게 설정된 결과지표는 팀에서 주도적으로 설정하지 못해 목표 달성을 위한 의지가 저하되기도 하고, 수정된 결과지표가 불합리하거나 달성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절망감을 느끼기도 해요.


이 경우 문제점은 다시 2가지 중 하나로 유추해 볼 수 있어요.


첫 번째 예상 문제점은 회사의 OKR이 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 팀에서 적절한 OKR을 세우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두 번째 예상 문제점은 회사 또는 팀의 자신감 평가지표가 적절하게 세워지지 않은 것이에요. 첫 번째의 이유라면 회사의 OKR이 잘못 세워져 있거나,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되지 않은 거예요.


협업툴 아사나(asana)의 2022년도 조사에 의하면 회사의 직원들은 회사 전체의 목표에 대한 명확성에 대한 확신이 없으며, 직장인의 단 16%만이 회사의 목표를 설정하고 소통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응답했어요. 84%는 회사의 목표 설정과 소통방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에요. 2016년 사람인에서 직장인 1,12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도 회사의 미래 및 비전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 회사에서 충분히 비전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5.4%로 3위를 차지했어요. 사람인의 조사결과는 너무 예전의 것이지만, 직장인으로서 아직도 납득되는 결과예요.


2016년 사람인이 직장인 1,121명을 대상으로 ‘재직 중인 회사의 미래 및 비전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출처 : 데이터솜(http://www.datasom.co.kr)



2. 자신감 평가지표를 세우지 않는다.


결과지표를 세우기가 가장 어려워요. 회사에서는 높은 수준의 결과지표를 세우고 달성을 독촉하고, 직원은 개인의 성과 관리를 위해 낮은 수준의 결과지표를 세우게 되죠. 회사와 팀 또는 직원 간의 치열한 눈치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결과만을 가지고 팀의 실적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회사와 팀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 결과지표를 세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결과지표에 팀의 자신감 평가지표를 매기는 것이에요. 결과지표를 세울 때 자신감 평가지표를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5점이 되는 결과지표를 세우는 것이 좋아요. 결과지표에 대해서 자신감 평가지표가 5점보다 낮은 3점이라면 달성하기 어려운 지표라는 의미이니 조금 더 쉬운 결과지표로 수정하는 것이 좋고, 5점보다 높은 8점이라면 쉬운 지표이니 조금 더 어려운 지표로 수정하는 것이 좋아요.


제 경험을 예시로 들자면, 제가 합류했던 팀의 목표가 서비스 활성화이고, 핵심 결과로 활성유저 5천 명 달성이었어요. 당시 전체 유저의 수는 3천 명이었고, 활성 유저는 전체 유저의 2%가 안 되었죠. 저뿐만 아니라 팀원 모두가 핵심 결과 지표 달성에 대해 자신이 없던 상황이었어요. 저는 팀 회의를 통해서 핵심 결과 지표를 전 분기 전체 유저 수를 기준으로 활성 유저를 30%로 달성한다는 것으로 수정했어요. 전 분기 대비 15배 성장이라는 높은 목표였지만, 수정한 핵심 결과 지표에 대해서는 팀원 모두 '이 정도는 해볼 만하다'라고 생각했고, 그에 따라 수행해야 하는 세부 업무를 세울 수 있었어요. 



3. 목표 달성을 위해 수행해야 할 이번 주 할 일을 정하지 않는다.


OKR을 세우고 나서는 목표와 핵심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서 하던 일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중요해요. 직장인이 모두 해야 할 일이 많을 거예요. 그 일은 갑작스럽게 타팀 또는 상사에게 전달받은 업무일 수도 있고, 늘 해오던 고정 업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OKR을 세우고서 달성을 위한 일을 하지 않고 기존의 하던 대로만 일을 하면 OKR을 달성할 수 없어요.


OKR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주 월요일에 팀의 OKR에 맞춰 팀원이 각자 이번 주에 꼭 해야 하는 일을 정해서 주 단위로 업무를 수행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4. 주간 점검을 하지 않는다.


회의에서 OKR 달성을 위해 진행한 일에 대해서 공유하거나, OKR 진행 현황을 점검해야 해요. 많은 회사, 팀에서 월요일 또는 금요일에 주간 회의, 회고 회의를 진행하고 있을 거예요. 그 회의는 이번 주에 할 일 또는 했던 일과 이슈에 대해서 공유하는 자리일 거에요. 하지만 해당 주간 회고 회의가 OKR과 관련있는 내용이었는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어요.


기계적으로 내가 업무 시간에 일 했다는 것을 공유하기 위해서, 회의록을 채우기 위해서 주간 회고 회의를 가지는 것은 무의미해요. 각자 업무상 하는 일이 많으니, 눈 앞에 당장 놓인 업무를 처리하고, 회고 회의에서 현재의 업무 현황만 공유하게 되면 OKR은 잊히고 실패하게 돼요. 또한 분기별로 세우고 월 단위로 구체화한 OKR을 매월 말 또는 매 분기 말에만 회고하는 것은 회고 전까지 목표를 잊어서 결과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에요.


매주 목표와 결과지표의 달성률을 확인하고, 결과지표 달성률과 수행 정도에 따라 결과지표의 자신감 지수를 확인해야 해요. 그리고 목표 달성을 위해 해야 하는 주간 업무의 수행 여부를 공유하며, 결과지표의 자신감 지표를 다시 확인해야 해요. 자신감 지표의 상승 및 하강 척도에 따라 결과지표를 유지하거나 수정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도 있어요.




OKR은 꼭 회사와 팀의 목표 달성 전략 방법론만은 아니에요. 사이드잡, 자기 계발 등으로 갓생사는 개인을 위한 방법론이기도 해요. 저도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OKR' 책을 읽고 저만의 OKR을 세워서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책에 따르면 OKR 수립을 위해서 페이지를 4사분면으로 나눠서 시계 방향 순으로 1. 주간 우선순위, 2. OKR, 3. 4주 내 주요 일정, 4. 건전성 지표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해요. 팀 단위 OKR이라면 4개의 정보가 모두 필요한 것 같지만, 개인의 OKR이라면 기본 버전에서 1. 주간 우선순위와 2. OKR만 정리하는 제가 만든 약식 버전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아직 개인의 OKR을 세워보지 않으셨다면, 올해를 마무리하기 전에 올해를 위한 OKR을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기본 OKR  템플릿을 활용하거나, 각자의 OKR 템플릿을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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