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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꿈샘 Jul 29. 2024

학교 밖 교사 이야기 15

전직 교사라고 밝히는 게 잘못인가요?

악플은 인플루언서만의 일인지 알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받아보니 처음에는 당혹감, 화남. 그리고 자발적 냉각기를 거쳐 냉정함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사건은 이랬습니다. 


모 플랫폼에서 20년 명퇴 교사로 나왔다는 제 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는데 네 번째 달린 댓글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전직 교사라고 밝힐 거면 왜 퇴직한 거임????"


시비조 댓글이 확실한 게 그 뒤에 단 댓글도 이런 글이라 전후 맥락을 보고 해석이 되었습니다.


(해석문) 교사였다고 이야기해서 이득을 볼 생각이면 학교에 있지, 학교를 나왔으면서 굳이 교사였다고 이야기하느냐? 


이렇게 해석이 되었어요. 그 순간, '내가 잘못한 게 있지?'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아니, 퇴직을 했는데 현직에 있는 것처럼 말한 것도 아니고, 또 교사가 아니었는데 교사로 퇴직했다고 말한 것도 아니라서 기망의 의사가 전혀 없고, 20년 봉직하고 나와 20년 차 명퇴 교사입니다라고 밝힌 게 무엇이 잘못인가?라는 점이었어요.


전직 헬스트레이너

전직 가수

전직 공무원 등은 괜찮은데 전직 교사였다고 밝힌 뭐가 어때서? 였어요. 


이직의 순간, 자신이 전에 무엇을 했던 사람인지 밝히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전에 이런 개발 일을 했다. 전에 이런 상담 일을 했다 등등. 그렇게 밝히는 건데, 교사를 향한 댓글을 보고 있자니, 또한 교사를 향한 가스라이팅 같아서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전직 교사였다고 말해서 굉장한 이득을 취했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도 않겠다 싶었어요.

오히려 퇴직을 하고 나서, 교사였을 때 출판사에 들어왔던 협업 제안이 뚝 끊겼어요.


전직 교사라고 말하는 건, 수많은 직업 중 하나였던 일을 20년 가까이해 온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뜻입니다. 수많은 전직 타이틀을 단 사람들처럼요.


왜 퇴직한 거임?? 이런 말도 할 필요가 없겠네요! 퇴직은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자발적 퇴직, 비자발적 퇴직입니다. 자발적 퇴직에도 이유가 백 가지가 넘고요. 비자발적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댓글 하나로 설명되는 것도 아니고 설명하고 싶지도 않은 부분입니다. 


사람의 업이 바뀌는 일을 전직 타이틀을 달았다는 이유로 퇴직 사유까지 집적거리는 직업에 대한 몰이해와 배려심의 문제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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