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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꿈샘 Aug 26. 2024

AI 시대에도 문해력은 소중해!

문해력은 지금 시작이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문해력으로 한정 지어 본다면, 문해력은 꽤 고전적인 교육 활동으로 보인다. 그래서 뭔가 앞으로 미래 교육과는 조금 거리가 먼 개념처럼 보일 수 있다.


이년 전이었다.

문해력 관련 책을 준비하면서 나는 '문해력'이라는 개념만 정리하는데도 한 달이 걸렸다.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서는 개념 정리가 반드시 필요한데 나조차도 개념이 모호하다면 그 책은 과연 유용한 진리와 사실을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그래서 개념 정리는 나만의 관점 제시이기도 해서 그것부터 열심히 파고들었다.


어렵게 국내 논문을 찾아 읽고, 밑줄 그어가며 정리하고 또 관련 책을 구입해서 읽고 겨우 한 달 만에 나만의 문해력 개념을 정리했다. 그리고 거기서 나만의 관점인 초등 문해력 네 가지를 설정해서 그 내용을 목차로 삼아 글을 완성했었다.


그런 진행 과정에 작년 여름에 새로운 일이 들어왔다. 챗GPT에 관한 칼럼 제안이었다.


"작가님, 챗GPT 시대와 문해력에 관한 글 좀 써 주세요!"


"아! 제가요?"


"네, 작가님이라면 쓸 수 있다고 믿어요!"

(뵌 적도 없는데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워낙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터라 챗GPT가 뭔지 살짝 맛보기로 사용해 본 적은 있지만 문해력과 결부 지어 칼럼을 쓴다는 건 또 다른 문제와 벽이었다. 그러니 챗GPT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관련 칼럼을 쓸 수 있다고 믿기에 그날부터 계속 챗GPT를 사용했다. 그리고 사용 첫 날 나의 질문에 대한 챗GPT의 답변을 잊을 수 없다.


"문해력이 뭐야?"


아주 단순했지만 가장 하고 싶었던 질문이었다.


커서가 껌벅이더니 단 5초 만에 이 녀석이 답변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모니터를 보는데 몸에서 기운이 쑤욱 빠져나갔다. 완벽한 답변은 아니었지만 내가 한 달 동안 찾은 답변만큼 근사한 답변을 내놓은 녀석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 문해력 개념을 동안 찾아 헤맨 나는 바보일까?


'아! 내가 한 달 동안 무슨 짓을 한 걸까?'


순간, 한 시대가 끝나고 다른 시대의 서막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혼자 흥분해서 나는 그 녀석이 내놓은 근사한 답변을 들고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이게, 말이야. 내가 물었더니 5초 만에 이런 대답을 했어. 대단하지?"

나는 더 이상 피터 드러커가 말한 지식근로자의 시대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이 신기했다.


"음... 그래서 문해력이 뭐라는 거야?"

"이 답변이 왜? 무슨 뜻인데?"

"뭔 말이야?"


문해력을 두고 왜 혼자 흥분해서 이 난리인지 친구들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내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반응이었다. 생경한 반응에 나는 그날 온종일 왜 이런 반응이 나오는지  답을 찾는데 몰두했다. 그리고 자기 전, 벌떡 일어나 외쳤다.


아! 이거였어!


챗GPT가 아무리 근삿값에 가까운 답을 내놓아도 그 답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를 배경지식이라고 해두자!)이 없다면 그 지식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것!

그래서, 더 많이 가진 자는 더 많이 알게 되고, 적게 가진 자는 더 적게 알게 되는 읽기의 마태 효과가 여기서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앞에 느낀 소름과 또 다른 소름이었는데 마침 여전히 챗GPT 시대에도 읽기는 여전히 중요하며 읽기에 대한 새로운 열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질문한다.


그러니, 챗GPT 시대는 질문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하지 말고, 많이 알아야 하는 시대라고 말하고 싶다.


많이 알기 위해서는 결국 인풋 과정이 필요한데 그 인풋에 독서가 빠질 수는 없다!


언젠가 독서 광풍이 불 거라는 이정모 관장님의 말씀이 옳았다. 챗GPT 시대에는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문에 이정모 관장님(전 과천과학관 관장님!)은 유튜브에서 이렇게 외쳤다.

"독서 광풍이 불 거예요 요요용!!"


아, 그 말을 듣고 앞 뒤 맥락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한 말이라 무턱대고 설렜었다.

그런데 이젠 그 맥락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챗 GPT 시대가 오더라도 우리는 더 열심히 읽고, 더 열심히 인풋해야한다. 아웃풋은 챗 GPT가 정리해 주는 걸로 적절하게 이용하자.

미래 필요한 문해력이 뭐냐는 질문에 미국의 독서학자 매리언 울프가 한 말이 있다.

양손잡이 문해력이 필요하다고!

양손잡이 문해력이란? 전통적인 읽기 능력의 문해력과 디지털 리터러시를 읽어내는 문해력을 말한다.

미래에는 이 둘 다 필요하다.


마찬가지이다. 챗 GPT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문해력은 두 가지이다. 전통적인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과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AI를 활용할 아는 리터러시 능력! 가지 능력 중에 당장 당신이 갖추기를 원하는 능력은 무엇인가?


나는 당신이 인공지능에 취해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문해력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니, 오늘부터 저와 함께 독서 광풍 속으로 고고!

(하루 딱 15분 종이책 읽기를 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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