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꿈샘 Oct 23. 2024

투고는 계속되어야 한다

원고 계약했어요!

#책

#책방

#고양이

#책 읽기

#옛이야기


제가 동화를 쓸 때 참 좋아하는 주제입니다. 

쓰다 보면, 책 선생이 나오고

쓰다 보면, 옛 이야기체가 나와요 (~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지. 그런데 말이야... 뭐 이런 글이 나와요)

그렇게 원고를 완성하고 과감하게 투고를 했습니다. 


"작가님, 한 번 만나서 이야기 나눠요."


제법 큰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니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 


하지만 결론적으로 편집자님이 원하는 원고 방향이 있었습니다. 


"제가 작가님의 이력을 봤는데요.  아이들을 위한 읽고, 쓰는 걸 알려주는 동화를 써 보시면 어떨까요? 이 쪽으로 잘 쓰실 것 같아요!"


눈을 반짝거리며 제안을 주는 편집자님을 보며 마음만 과감하게, 실제는 주춤거리며 소심하게 말했습니다.


"아, 편집자님 저는 정보책이 아니라 책방이 나오는 동화를 쓰고 싶다고요오오오옷!"


라며 흐지부지 만남을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물론 계약도 못했지요. 


그러다가 계속 머릿속으로 맴돌았어요. 


"그래! 문해력 동화라면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건 맞지!"


네네, 저는 비굴하지만 착한 작가입니다. 


모처럼의 원고 계약을, 그것도 대형 출판사와, 또 꽤나 능력 있어 보이는 뇌섹녀 편집자님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무척이나 마음에 든 제 원고를 이렇게 비틀어 버린 것에 대한 속상함이 컸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런 마음보다 뭔가 스스로 합리화를 찾고 있더라고요. 이건 비굴한 이유고요.  


착한 이유는 제가 거짓말을 한 건 아니라서요. 편집자님의 말대로 <아이들을 위한 읽고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은 제가 쓰고 싶었던 이기도 했고, 쓴다면 정말 있겠다 싶었어요. 


다만, 그러려면 완성본인 원고를 다 갈아엎어야 하고 제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한 달이었으니 모험을 감행한 셈입니다. 


한 달이 꼬박 걸려 편집자님께 다시 원고를 보냈어요. 


 그렇게 2주가 지났어요. 

보통 원고가 마음에 들면 일주일 안에 연락을 주거든요. 그런데 2주나 지나도 연락이 없으니 마음이 조급해졌어요.


'아! 다른 곳에 투고해야 하나?'


그런 마음이 생길 때였어요. 


"작가님, 오래 기다리셨죠? 원고 너무 좋았어요. 어떻게 한 달 만에 이렇게 쓰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시리즈로 계약 진행하시죠!!"


머릿속으로 팡파르가 울렸어요. 

계약진행하자는 말이 세상 어떤 프러포즈보다 달콤하다는 걸. 아, 프러포즈를 못 받아 보긴 했지만요.


이번 원고 계약은 지난 8개월 동안 계속 투고하고 계속 거절당하고, 이렇게 고쳐 보라며 피드백받은 결과입니다. 남들은 번에 계약한 알지만 여러 번 시도 끝에 성공했어요. 매번 원고를 반려당하고, 아, 나는 왜 이렇게 못 쓸까?라는 자기 안의 비하와 낙담과 싸웠어요. 


그리고 결론은, 이거예요!


투고는 계속되어야 한다!


"작가님, 계약하시죠!"


우리는 그 말을 들을 때까지 말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