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고 내가 많이 달라지기로 했어."
무슨 그런 부담스러운 말을..
연초에 제가 들은 말입니다. 몹시도 오글거리면서 몹시도 부담스러웠죠.
정작 당사자인 저는 매번 실패하고 고꾸라지는 일상을 보며
올해 목표를 변태(탈바꿈이라 하는데 어감이 영 별로라... 변신이라 칭하겠음)하기로 했는데 말입니다.
그 사람의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항상 뒤만 보고 살았다.
내가 걸어온 길, 잘못 간 길, 뒤처진 길.
그런데 너는 앞만 보고 걷더라.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그걸 위해 매번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항상 도전하고..
오!
정작 저것이 저라는 말씀이옵니까?
저는 손에 힘을 꽉 쥐고(오글거림 방지용)
마른침을 삼키며
눈이 풀린 채로 말했습니다.
그럴 리가요?
앞만 보고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요.
가끔 어디로 걷는지도 모르는 걸요.
또 새벽에 일어나긴 하지만
그 새벽을 얼마나 느긋하게 보내는지.
제게 무수하게 사라진 새벽이 많다고요.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만 성공하지도 인정받지도 못했는 걸요.
그리고 항상 도전하는 건 맞네요.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도전하다가 망하긴 하지만...
그렇게 속으로 변명 아닌 변명을 주절주절 늘어놓는 저를 봅니다.
남들이 보면
참 열심히 살고 있는 삶이지만
제게는 상처도 번민도 고민도 포기도
하고 싶은 삶인걸요.
며칠 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우주의 부유하는 먼지에 불과한 내 삶이
과연 살만한 것인가?라는 존재론적 의문을 제기하고
바로 먹기 위해 저녁을 하러 열심히 출동했습니다만.
산다는 건 누가 보면
멋지게 보일 수도 있고
노력 없이 참 잘 풀린다고 보겠지만
저의 삶은
보이는 것과 달리 무척 버둥거리기도 하고, 속이 아리고 쓰리기도 하고요.
또 등 기댈 곳 없어 구부정하게 걷는 골룸 같기도 하고요.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며 삽니다.
아니 하루하루 잘 버티며 산다고 해야겠네요.
한 글자 차이지만
그게 훨 위안이 되네요.
한 걸음 가고 두 걸음 가고 세 걸음.. 계속 가는 게 제 목표랍니다.
그러다보면
누군가 저에게
저 말처럼
'너를 보고 내가 달라지기로 했어.'라고 했을 때
더 이상 오글거리도 더 이상 민망하지도 않을 테니까요.
아, 근데 올해 목표는 "변신(트랜스포메이션으로 해야겠네요. 이거 더 멋지게 들리는데요?) 이라니까요.
그러니, 제 브런치를 보며 변신하는 저를 지켜봐 주시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변신하는 모습을 기록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