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259일 차

2026. 5. 2.(토)

by 다시 시작하는 마음

비가 내린다. 일요일 같은 토요일이다. 휴일이 하루 더 있어 헷갈린다. 어제보다 기온이 내려가서 시원하다. 테라스 문을 열어놓으니 빗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한국에서는 누리기 어려운 사치다. 비 내리는 소리가 좋아서 잠깐 주택에 살고 싶었던 적이 있다. 세컨드하우스로 시골에 있는 주택을 1년 빌리는 동안 알았다. 주택살이는 나와 맞지 않음을. 게으르고 추위를 잘 타며 외부인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나에게는 아파트가 안전하다. 시골집을 경험하고 주택에 대한 로망을 깔끔하게 포기했다. 돈이 좀 들었다. 아깝지 않았다. 살아보지도 않고 덜컥 내 욕심으로 주택을 구입했으면 큰 낭패를 볼 뻔했다.


어제는 아이들과 지내며 기가 빨렸다. 점심에 브런치 식당에 갔다. 사람이 많아서 앉을 자리가 충분하지 않았다. 비좁은 자리에 네 명이 앉아서 식사를 하려니 불편했다. 주문을 늦게 받아서 음식이 늦게 나왔다. 아이들이 내가 주문한 음료를 자기 음료처럼 계속 마시자 남편이 아이들에게 한 소리했다.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결제가 늦어지자 초조해하는 나를 큰아이가 지적하자 나는 화를 냈다. 이제 아이들과의 외출이 즐겁지 않다. 긴 여행은 더 힘들어졌다. 집에 돌아와서 바로 누워버렸다. 체력을 회복하고 저녁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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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이 15살,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내면의 아이도 잘 키워내는 것이 목표인 여자사람, 2년간 칠레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파라과이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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