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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민 Nov 05. 2021

성과관리를 도입했음에도 성과가 나지 않는 이유[후편]

"성과관리 제도의 성패는 중간관리자의 역할 수행 수준에서 결정된다"

성과관리 제도는 전략을 실행으로 옮김으로써 조직의 성과창출에 기여하는 제도이다. 그리고 제도 내의 개념적 상태인 전략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전략과 실행 간 연결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업적목표임을 앞선 칼럼에서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다음 의문은 ‘이토록 성과관리 제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가지는 업적목표를 어떻게 하면 잘 수립할 수 있을까’이다.


많은 중소/중견 기업을 살펴보면 성과관리의 운영을 HR 기능에서 담당하고 있다. 필자는 성과관리 제도를 전략실행의 도구가 아닌 단순한 평가 Tool의 일종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평가를 집행하고, 평가값을 HR제반에 활용하는 데이터로 활용하는데 집중한다면 이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전략의 실행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HR기능이 각 조직의 업적목표가 적절하게 수립되었는지 검토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발생한다. 이를 위해서는 HR담당자가 ‘경영자의 눈’을 가지고 전사전략과 개인 업적목표의 연계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해당 관점에서 제도운영에 접근할 경우 단순 오퍼레이션에 비해 훨씬 큰 업무로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조직 내 모든 업적목표의 전략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HR담당자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업적목표의 전략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역할은 누가 가져야 할 것인가? 바로 개별 현업부서의 중간관리자(팀장)이다. 기획 또는 HR에서 개별 업적목표에 대한 전략적 타당성을 검토하더라도 각 현업의 전문가는 아니다. 따라서, 각 기능의 중간관리자가 조직의 전략적 방향성을 고려하여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 어떤 업적목표를 도출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업적목표 수립에 있어 현업 중간관리자의 역할수행이 중요하다. 어떻게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들 것인지를 살펴보기 이전에 성과관리 운영에 있어서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먼저 정의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성과관리에 있어서 리더의 역할은 업적목표의 수립을 포함하여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1. 전략 실행을 위한 실행과제 도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본인의 업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무엇(What)을 해야 하는지 의사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하직원의 업적목표를 수립함  

    부하직원들이 업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출하는 방향성 및 수단을 검토하여 업무활동이 전략의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함  


2. 구성원에 대한 피드백 제공  

    수립된 부하직원의 목표 및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업무활동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 및 관리함  

    부하직원의 업무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요인 중 상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함  


3. 타부서와 협력  

    전략 수립 및 실제 업무 수행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관계 있는 이해관계자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유/무형의 자원을 확보하고 협력 체계를 구축함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간관리자의 역할은 담당 조직 내 업적목표의 전략적 연계성 확보는 물론, 이를 위한 구성원, 타부서와의 유기적 조율이 포함된다. 중간관리자가 해당 역할을 온전히 수행한다면 업적목표와 전략의 연계성이 확보되어 궁극적으로 전략과 실행의 연결고리는 강화되며, 실행력 또한 더욱 높아지게 된다. 다만,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정의하더라도 문제는 어떤 사람이 이러한 역할을 바람직하게 수행할 수 있을지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해답은 역량에서 찾을 수 있다. 위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개인의 행동특성을 정리하면 리더의 역량모델이 도출된다.



‘전략실행을 위한 실행과제 도출’은 중간관리자가 본인의 업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What)을 해야할지 선택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 과정에서 중간관리자는 현재의 상황과 사용 가능한 자원에 대한 분석을 통해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How to)을 찾아가게 된다. 이에 전략적 사고가 가장 핵심적인 역량으로 도출되며, 하위직무자들에게 How to를 cascading을 바람직하게 하기 위해서는 직무전문성이 함께 요구된다.


‘구성원에 대한 피드백 제공’을 위해서는 팀리더십과 육성력이 필요하다. 전반적인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줌과 동시에 구성원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행동특성이 일상적으로 발생해야만 본 역할을 바람직하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부수적으로 직무전문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타부서와 협력’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영향력과 팀리더십이 필수적이다. 중간관리자 본인이 이끄는 조직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필요한 유무형의 자원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서 다른 부서와 협업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성과관리 제도의 성공을 위해서 HR에서는 중간관리자의 역량모델을 기준으로 중간관리자의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초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중간관리자에 대한 역량관리는 크게 두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우선 현직 중간관리자 관리이다. 해당 역량모델을 기반으로 현직 중간관리자가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조직 내 모든 현직 중간관리자가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이야기다. 현직 중간관리자가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경우 HR에서는 2가지 선택지를 갖게 된다.  


1. 교육 및 훈련을 통한 육성  

    중간관리자의 역량모델을 기반으로 현재 중간관리자가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진단한 후 부족한 역량에 대해 육성함  

    단기적 교육으로는 역량의 개발을 이끌어낼 수 없기에 지속적인 교육 및 코칭을 통한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함  


2. 인적자원 교체  

    인적자원의 근속연수 및 배경 등 개인특성상 조직 내에서 전보배치가 가능한 적절한 직무가 없는 경우 다른 인적자원으로 교체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음  


다만, 현실에 있어 현재 중간관리자의 보직을 해지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역량을 갖춘 인재가 중간관리자로 승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두 번째 관점에 해당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중간관리자를 담당할 인적자원을 리더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육성하며 충분한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HR이 수행해야 할 역할은 다음과 같다.


1. 역량모델 기반 중장기 육성체계 구축

    중간관리자로 성장할 자질을 갖추고 있는 구성원을 선발하여 중간관리자의 역량모델에 속한 역량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중장기적 관점에서 육성함  


2. 역량 기반 선발

    일반적으로 고성과자를 중간관리자로 선발하나, 팀원과 팀장의 역할은 차이가 발생하기에 성과를 선발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은 타당성이 떨어짐  

    구성원이 팀원 역할에서 창출해낸 성과와 더불어 중간관리자로서 충분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선발함  



다만, 중장기적 관점으로만 접근할 경우 현재와 그 효과가 발생하는 시기까지 짧지 않은 시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단기적/중장기적 관점을 모두 고려하여 현재 우리 조직에 맞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과관리 제도를 도입하고도 성과가 나지 않는 조직이 많다. 이 경우 많은 이들은 성과관리 제도를 탓한다. 물론 성과관리 제도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온전히 제도 자체의 문제라고 단정짓는다면 동일한 성과관리 제도를 운영함에도 한 조직 내의 팀/부서마다 성과관리가 잘 자리잡는 조직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조직도 있다는 점을 설명할 수 없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성과관리 제도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팀/부서는 그렇지 않은 팀/부서에 비해 중간관리자(팀장)가 위에서 살펴본 역할을 바람직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결국 성과관리 제도의 성패 또한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사람에 달려있으며, 바람직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중간관리자로 선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성과관리 제도를 도입했음에도 기대했던 효과가 나지 않는다면 중간관리자가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이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제도를 운영해간다면 분명 기대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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