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드라마 편집 하기
'홀로 가되 함께 가는 것'
드라마 편집은 혼자 편집실에 앉아 외롭게 작품과 싸우는 작업임이 분명하지만 결코 혼자서는 이 모든 것들을 이뤄낼 수 없는 공동작업의 성격이 강하다. 그만큼 연출이나 팀원들과의 소통 속에서 이뤄내는 협업은 작품의 성공 여부를 떠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고생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야말로 편집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협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힘든 일이다. 하지만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겨야 될 필요가 있다. 편집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저 편집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지만 편집 외의 것들로 인해서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은 대화를 힘들어하는 나로선 도저히 에디터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연출이나 다른 스텝들과의 소통은 나에게 있어서 힘든 일 중 하나였다. 하지만 분명 이 문제들은 해결해야만 하는 것들이었고, 나만이 해결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저 편집으로 보여주는 것 그뿐이었다. 우리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이 길을 가는 사람들이다. 작품과 사람에게 진심으로 대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처음에 가졌던 두려움들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드라마 작업은 수많은 유관부서들이 엮여있어서 작은 실수 하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메인 에디터는 자기만의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여 매시간마다 스케줄을 확인하고 팀원에게 공유하여 끊임없이 확인을 해야만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완료된 체크리스트를 빨간색으로 긋는 게 의외로 재미도 있다. 이런 습관들이 쌓이고 쌓여 우리들을 좀 더 디테일한 편집자로 만들어준다.
서브 에디터가 가편집한 프로젝트를 메인 에디터에게 전달함으로써 팀 내에 협업이 시작된다. 프로젝트를 전달할 때는 파일 위치를 굳이 묻지 않더라도 알 수 있게끔 통일된 폴더 정리가 필요하다. 이것은 팀 내에 협업뿐만 아니라 다른 팀과 프로젝트 공유할 때에도 크게 적용된다. 색보정팀이나 음악,믹싱팀처럼 편집팀과 밀접한 팀일수록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폴더와 트랙 정리를 통해 다른 팀들이 작업을 수월하게 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협업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편집은 그냥 하면 된다.
다른 팀들과 협업을 할 때의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냥 흘러가도록 놔두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 협업을 통해 자신만의 소통 방식을 찾아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사람을 남긴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는 게 좋다. 항상 말하는 부분이지만 자르고 붙이는 편집은 누구나 다 할 줄 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가운데에서 차별이 되어야 한다. 남들과 다른 디테일한 협업 자세를 가진 상태에서 수많은 경험들이 쌓이고 쌓이면 훗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필자가 그동안 경험했던 편집 작업의 일상과 느낀 점들을 공유하는 곳입니다.
자르고 붙이는 단순한 편집의 재미를 넘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매력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