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왜 나는 너와 결혼하는가
릴라와디
릴라와디, 영어로는 플루메리아. 태국 치앙마이에서 알게 된 이 꽃의 꽃말은 ‘it’s lucky to see you. 당신을 만난 건 행운이에요.’
당신은 내 인생에서 가장 변화가 필요한 때 나타난 사람이에요. 한동안 뭔가에 갇혀있다는 느낌으로 답답했던 때가 있었어요. 현재의 내 모습이 나 답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진짜 이것이 맞나 고민만 하고 또 다른 한 발짝을 내딛지 못하고 있었죠.
훈은 나를 밖으로 꺼내 주는 사람이에요. 내가 발견하지 못했거나, 꺼내기 두려웠던 것들을 과감히 밖으로 꺼내 줘요. 어떨 때는 그게 아프기도 해요. 하지만, 분명 내가 나로서 서기 위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참 신기하게도 윤리학을 공부하는 동안 내게 좋아하는 철학자가 누군지 물은 사람은 당신이 유일해요. 당신의 질문에 난 사르트르를 좋아한다 답 했어요. 삶이라는 우연에 던져진 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스스로 창조해 나가야 한다는 사르트르의 말처럼, 현재 내 삶이 보다 온전해지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실존주의적 철학이 필요했나 봐요.
당신은 실존하는 오늘에 살며, 스스로 그러한 노자의 삶을 닮아가는 사람. 훈과 함께 있으면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아져요.
내가 점점 나 다워지고 있어요.
릴라와디, 당신을 만난 건 행운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