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으로 놀이를 하다

by 다정한 JOY

책을 교실에서 아이들과 읽는 순간은 참 소중하다. 책의 내용으로 같이 빠져들며 주고받는 대화들이 참 좋다.


얼마 전 그림책 '구름빵'을 읽어 주던 날이었다. 그림책 배경의 흐리고 비 오는 날씨처럼 딱 그날이 그랬다. 그림책 한 번 보고, 아이들에게 창 밖을 보게 하고 날씨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한창 구름빵을 엄마가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주고 나눠 먹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 사이에서 '아, 맛있겠다.' '나도 배고프다.' '먹고 싶다.' 이런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구름빵을 먹은 아이들이 날아오르는 장면에서는 아이들 표정도 우와~ 하면서 '슈퍼맨처럼요?'하고 되물었다. 웃으면서 '그렇지.'로 대꾸해 주는 것으로 충분했다.

1.jfif 그림책 '구름빵'

그림책 '꼼지락꼼지락'을 읽으면 다양한 책들의 주인공들이 모두 범이한테 걸어 나오는 장면이 있다. 함께 나와서 신나게 놀다가 엄마가 방문을 여는 순간, 책 속으로 숨어버린다. 그러다가는 엄마가 가버리면 다시 나와서 놀고... 아이들이 익히 알고 있는 도깨비, 백설공주와 난쟁이, 호랑이 등이 나오니 아이들이 참 신기한 표정으로 그림책을 봤었다. 이때를 놓칠세라 그림책을 읽고 난 후, 그림책 한 장면처럼 책으로 탑 쌓기 놀이를 했다. 마침 교실 책장에 과학전집이 있어 표지가 아주 딱딱하게 되어 있던 터라 쌓고 놀이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아이들을 두 팀을 나누어서 책 위에 책을 올리는 시범을 보여주었다. 한 팀이 무사히 책 위에 책을 쌓자 다른 팀도 이에 질세라 책으로 탑 쌓기를 높게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손끝이 야무진 아이들이 많았던 덕분인지 책꽂이의 책 대부분을 쌓아 올리면서 어느새 아이들 키를 훌쩍 넘는 높이가 되었다. 아이들은 신기해하면서 즐거워했다. 책을 가지고도 재미나게 놀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인증샷을 찍고 즐겁게 마무리했던 기억이 있다.

2.jfif 그림책 '책이 꼼지락꼼지락'

도서관 담당교사로 있을 때 책사랑 주간이 있었다. 그냥 무작정 지내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아이디어를 냈다. 먼저 책 속 보물 찾기를 했다. 예전 초등학교적 돌 밑, 나무 아래 숨겨진 보물을 찾아냈듯이 책 페이지 사이마다 보물 종이를 숨겨놓았다. 아이들은 도서관 여기저기를 뒤적였고 간간이 힌트를 줘가며 같이 보물을 찾아냈었다. 또 책 퍼즐 맞추기도 했다. 친구들이 직접 그린 스무 조각 정도의 퍼즐을 다른 친구들이 맞춰보는 것이다. 친구 손때가 묻은 퍼즐이기에 더 좋아했던 것 같다. 미션 놀이도 했었다. 도서관 책 제목 중에서 '가~'로 시작하는 책 찾기, 제목이 다섯 글자인 책 찾기, 이런 식으로 미션을 주어서 친구들과 서로 도와가면 미션 수행을 하도록 했다. 책 읽으러 도서관 간다고 하면 그냥 조용하던 아이들이 이런 놀이를 진행할 때는 적극적을 참여하면서 또 하자고 조르기도 했다. 책사랑 주간은 다른 학년 아이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는데, 금쪽같은 점심시간에 평소에는 뛰어놀던 아이들도 이때만큼은 도서관에 오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을 조금 더 좋아할 수 있을까, 책 읽기가 지겹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아이들과 뒹굴뒹굴했던 흔적들이다.


'얘들아, 부디 책으로 놀았던 즐거운 기억만큼은 고이 간직해 주렴.'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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