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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현 Aug 31. 2021

기사의 운명

제 1 부 나의 군주 (3)

3








  페로스 성은 처형이 한창 중이었다. 사람들이 죽어 나가기가 바빴다. 그 들은 아무래도 예전 국왕을 따르던 무리들로 보였다. 그 들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는 자신의 잔인함을 자랑하는 것을 즐겼다. 

  "모두 다 죽여버려!!"

  "네!!"

  바란, 그는 반역을 저지른 사람이었다. 그는 반역을 저지르기 전부터 부랑자들을 모으고는 했었다. 그는 어둠 깊숙한 곳에 숨어서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신을 알리는 방법등을 좋아했다. 예를 들면, 자신이 사악하다거나 잔인한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대중들에게는 착한 천사처럼 굴었다. 그것이 대중을 선동하기에는 쉽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지지를 얻었고, 그는 진안한 모습을 숨긴 채 가면을 쓴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너무나 단순했다. 곧이 곧대로 바란의 말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가 강력한 권력을 가진 위치에 있다는 사실, 조금 틀린 말을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의 말이라면 믿었다. 아니, 틀리다는 것도 자신이 잘못생각해서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게 백성들은 자신의 우둔함이라고 탓하면서까지 틀렸다는 것도 바란이 틀린 것이 아닌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여겼다. 바란은 그 정도까지 자신을 신격화했던 것이다.  그는 국왕 다음 가는 권력을 가진 자였다. 물론, 그는 후작이었지만, 공작보다도 더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 늘 그의 불만이었다. 게다가, 그를 늘 가르치려고 하는 자 톨레도 공작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항상 자신보다 잘난 척 구는 것도 그렇고, 공주 옆에 붙어서 자신을 항상 못살게 굴었다. 물론, 그는 공주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왕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를 따르는 모든 이들에게 항상 자신의 불만을 얘기하고는 했었는데, 결국에는 반역을 저지르고야 만 것이다. 

  "공주와 톨레도가 도망쳤습니다."

  그를 따르는 부하가 말했다.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도망간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나에게 대항할 힘은 없어."

  "알고 있습니다."

  그를 따르는 부하 중에 가장 위험한 자가 있었으니, 바로 시르라는 청년이었다. 그는 평민이었으나, 부랑자들 중에서도 가장 영민한 사람이었고, 바란은 그런 점을 미리 파악하고는 자신의 옆에 두었다. 바란, 그는 위험한자 일수록 더욱 곁에 두려고 했다. 그것이 바란의 권력을 강하게 만든 까닭이기도 했다. 위험한 자들을 끌어모아서 자신의 옆에 두려고 하는 것 말이다. 바란은 그 만큼 통치력도 좋았다. 사람을 보는 법을 알며 다스리는 법을 알았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추적하여 놈들의 숨통을 끊어 놓아야 합니다."

  시르가 말했다.

  "맞아. 어디로 갔는 지 알 수 있나??"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수색조를 보냈으니 알게 될 것입니다."

  "수색조를 알아도 어디에 있는 지 알라고 해. 아마 놈들도 경계가 철저할 터이니, 자객을 보내서 처리하든지 해야겠어."

  "자객이요??"

  "그렇다. 자객을 보내야겠어. 굳이 그 놈들을 치려고 많은 수가 움직인다면, 그 놈들이 눈치 채고 도망갈 수 있다. 우리 안에도 첩자가 있을 지도 몰라. 자객을 보내서 조용히 끝내는 것이 좋겠지."

  "그럴 수 있겠네요."

  "나는 지금도 이해가 안가. 그 놈들이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우리들 중에 분명 첩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거야."

  "저도 사실 그런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그러니까. 너랑 나랑 공주가 어디에 있다는 말을 강하게 하면서 거짓으로 말을 꾸며 보자고."

  "예??"

  "그러니까 시험을 해보는 거야, 첩자 이 새끼들의 반응을 살펴보자는 거지. 분명 우리가 거짓말로 지어낸 곳으로 공주와 톨레도가 있다고 얘기하는 거지. 그럼 그놈들도 원래 있던 곳에 있어야 할 공주와 톨레도가 왜 거기에 있는지라는 의심을 하겠지. 분명 그럴꺼야. 그렇게 그 들의 마음을 확인해 보자고"

  "아하, 말을 하자면, 놈들을 찾았다고 이야기 하고, 우리가 소리치고 다니면, 첩자 놈들이 알아서 움직인다는 이야기죠??"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우리는 그때 움직임이 이상한 놈들만 추려내서 첩자들을 잡아 정보만 얻어내면 우리가 거기에 자객을 보낼 수도 있다는 말이지."

  "역시 바란님은 대단하십니다."

  "하하하하~~"

  바란은 크게 웃었다. 

  "예, 그렇다면 일단은 모두 다 죽이고 나서 내일 부터 그 일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하도록 해."

  왕을 따르던 무리들을 모조리 죽였다.






다음 날, 바란은 그들의 많은 부하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아니, 이제 바란이 국왕 자리에 앉았고, 그의 부하들은 옆에 좌, 우로 서있었는데, 그들은 이제 바란의 부하가 아니라, 바란의 신하가 되어버렸다는 말이 맞는 말이겠다.  

 "지금 아드리아에 공주가 있다는 정보입니다."

 시르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했다.  

  "그래??"

  바란이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아드리아라면 여기서 꽤 먼 곳인데, 그 곳까지 도망을 쳤군." 

  "그렇습니다. 우리가 얼른 쫓아야 하지 않을까요??"

  "음, 아마도 그래야겠지."

  "각 부장들은 들어라!!"

  바란은 수많은 자신들의 신하들에게 말했다. 

  "아니, 모든 대신들은 들어라!! 아직 논공행상은 하지 않았지만, 그대들은 이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들이다. 이미 공주는 아드리아에 있다고 했다. 나는 그들을 우리가 직접 가서 처리하기 보다는 자객을 보내서 죽일 생각이다."

  "자객으로는 누구로 하실건지요??"

  신하들 중 한 명이 말했다.

  "시르가 그 일을 맡을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신하들은 다들 고개는 알았다고 끄덕이지만, 바란의 총애를 항상 받고 있는 시르가 눈꼴시러웠다고 봐야겠다. 신하들은 시르가 언제부턴가 밉상이었다. 무엇보다 바란이 무지 아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언제 쯤에 자객을 보내겠소?? 시르님"

  신하들 중 한명이 말했다.

  "내일 보내겠습니다."

  시르는 공손히 말했다. 

  "내일이라, 아드리아까지 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삼일 정도 걸리겠군요."

  신하들 중 한명이 말했다.

  "그렇겠죠."

  "그들의 솜씨는 어떻습니까??"

  "아주 날쌔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죽일 수 있습니다."

  "자객은 아니되옵니다."

  신하들 중 한명이 나서서 말했다. 그의 이름은 레겐스이었는데, 그는 시르가 항상 바란의 총애를 받는 것을 싫어했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이었다. 

  "안되는 이유는 무엇이지??"

  바란이 말했다.

  "지금은 일단 바란님이 왕이 되셨습니다. 일단 논공행상을 하고, 성안의 내부적인 기강을 다스리셔야 합니다. 그 후에 군을 이끌고 전략적으로 공주가 있는 곳을 습격할지, 아니면 자객을 보낼지 다시 논의를 해야 합니다."

  "그러다가 놈들이 힘을 키워서 습격하면 어떻하겠소??"

  다른 신하가 말했다.

  "일단 논공행상을 하고 성안의 내부적인 기강을 다스리고 시작해도 놈들의 힘을 키울 시간을 주지는 않습니다. "

  레겐스가 말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힘을 키울 시간이라기 보다도 놈들의 방어태세를 말하는 거에요. 아무리 보잘 것 없는 놈들이 모였다고는 치지만, 병법만 잘 이용한다면 우리가 패배할지도 모르는 일, 단순히 숫자만 가지고 놈들을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시르가 나서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논공행상을 하고 성안의 내부적인 기강을 다진 다음에 움직이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백성들이 크게 동요할 것이고 민심이 흔들릴 것이옵니다."

  레겐스가 말했다.

  "무슨 소리. 지금 당장 자객을 보내야 합니다."

  시르가 말했다.

  "성안의 내부적인 기강이 먼저요."

  "자객이 먼저입니다."

  "당신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이야 말로 무슨 소리인가??"

  어느새 성안은 싸움으로 번져갔다. 그들은 서로 멱살이라도 잡을 기색이었다.

 "그만!!"

  바란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일단은 자객을 먼저 보낼 것이오. 논공행상은 그 후에 해도 될 일. 레겐스 경의 말이 이상하게 들리는 군."

 바란이 말했다.    

 "자객을 보내면 합당한 인물로 보내야 하는데, 시르 경이 보내는 것이 영 못마땅해서 그렇습니다. 저의 충의를 의심하기 보다는 일이 불안하게 끝나게 될까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논공행상을 해서 내부적인 기강을 다진 후에 논의를 하다보면, 왕께서도 다른 생각으로 바뀌실 수도 있어서 한 생각입니다."

  레겐스가 말했다.

   "그런가... 논공행상을 하다보면 나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란이 말했다.

  "예. 그렇습니다. 자객을 보내는 일도 시르가 실패한다면, 우리가 역으로 위험해 질 수도 있습니다."

  "내가 군사력도 그들의 수보다 훨씬 많은데 어떻게 그들이 나를 감당한단 말인가."

  "그 자객을 이용해서 정보를 빼내서 우리 쪽으로 자객을 보낼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렇군. 그럴 수도 있겠어."

  바란이 말했다.

  "아닙니다. 왕이시여. 저는 반드시 공주를 죽일 수 있습니다. 제가 보내는 자객으로 말입니다." 

  "레겐스 경의 말이 옳은 부분도 충분히 있소. 그러나 나는 자객을 먼저 보낼 생각이오. 그리고 바로 논공행상을 하겠소. 그래서 이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으리라. 시르 반드시 공주를 죽일 수 있겠지??"

  바란이 말했다.

  "예. 죽일 수 있습니다. 이 나라의 최강의 살수들로 보내겠습니다."

  "좋소. 나는 시르의 말을 듣겠소."

  바란이 말했다. 

  레겐스도 어쩔 수 없이 바란에게 고개를 숙이며 예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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