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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파 Sep 27. 2022

카페 입구를 자세히 본 적 있나요?

문득 사람들은 자주 가는 카페 입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떠올릴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카페인 충족을 위해,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려고 카페를 찾기도 하지만 책을 보거나 작업을 하기 위해 찾기도 하고 누군가와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로 애용되며 기다림이 필요한 시간을 위해 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주 가는 카페 입구를 사람들은 얼마나 유심히 볼까?


단골 카페를 떠올려보자. 입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머릿속으로 그려보자.

문이 어떻게 생겼더라. 안이 보이는 유리문인지 꽉 막혀있는 문인지. 문이 한 짝인지 두 짝인지.

계단이 있는지. 계단이 있다면 몇 칸인지. 계단이 없다면 입구가 평평한지.

계단은 없지만 턱이 있는 건 아닌지. 턱 대신 경사로가 있는지 등등.

흔히 들어가고 나오는 입구가 이렇게 자세히 떠오를까?


지난 맛집을 찾는 글처럼 어디든 입구를 유심히 보는 건 나의 버릇이다. 카페도 마찬가지다.

저번 글은 내가 갈 수 있는 식당에 관한 글이었다면 이번에는 카페 입구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내가 사는 동네 카페.


우리 집 주변에는 크고 작은 카페가 많다. 검색만 해도 200~300m 안에 자리한 카페들이 수두룩하다.

평소에는 유심히 살펴보지 않았다가 문득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카페가 얼마나 될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내가 지금 사는 동네에 이사 올 때만 해도 참 한적하고 '뭐가'없는 곳이었다. 아파트와 상가가 들어서며 유난히 식당과 카페가 많이 생긴 동네는 유명 카페 거리 못지않은 곳이 되었다.


큰 프랜차이즈 카페부터 각각의 개성이 묻어나는 작은 개인 카페까지. 골라먹는 아이스크림처럼 카페 투어를 해도 될 만큼 다양한 카페가 자리했다.


나는 산책 겸 집 주변을 둘러보며 카페를 살펴보기로 했다.

집 근처의 커피 맛으로 유명한 카페.

집 근처에 유명한 카페가 있으면 좋다. 특히 커피맛으로 유명해 나도 지인들과 몇 번 갔었다.

사진으로 보기엔 딱히 들어가는 게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여기는 길 자체가 언덕진 경사로다.

건물 자체가 기울어진 곳에 있다 보니 약간의 비스듬한 턱이 있다.

입구가 넓진 않지만 수동휠체어를 탄 나는 낮은 턱은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몇 번 방문했던 카페다.

하지만 길 자체가 경사로니 편히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은 아니었다.

두 번째 본 곳은 작지만 경사로가 갖춰진 카페다.

보통 개인이 하는 작은 카페는 턱이나 계단이 있어도 경사로가 없는 편이다. 그래서 이외로 경사로가 갖춰진 카페에 놀랐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인데 경사로가 갖춰져 있어 언제 한번 와 봐야겠다며 눈여겨본 카페다.

두 개밖에 없는 계단일 수도 있고 두 개나 되는 턱이 될 수도 있는 입구.

이런 카페는 도움을 받으면야 들어갈 수 있겠지만 나한테는 목록에서 지워지는 카페다.

한쪽으로 경사로가 있어도 좋았을 거 같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결국 이날 선택한 카페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다.

평소에도 편해서 자주 가는 곳이다. 개인 카페를 가볼까 했지만 엄마의 좁은 곳은 답답하다는 말에 결국 도돌이표처럼 선택한 곳이다.

편할걸 이길 수 있는 건 없다. 특히 휠체어를 탄 나에게는.


아무래도 아파트 단지 주변이니 작은 상가건물의 카페가 많았다. 그래서 높은 계단은 거의 없었다. 갈려면 갈 수 있는 턱 하나 정도의 카페는 많았다. 하지만 입구가 좁으니 불편하게 느껴졌다.


공간이 좁으면 휠체어를 탄 내가 그 공간에서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곤 한다. 사람들의 시선이 익숙하다지만 혹시라도 그 작은 공간에서 눈길이 쏠리면 괜히 민폐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더 갈 수 있는 곳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계단이나 턱 대신 작은 경사로가 있어 자세히 입구를 살피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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