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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PD Oct 18. 2023

영화 스텝이 되다.

영화를 채우는 일부분... 

회사 매각 이야기가 나오면서 동료분이 생각이 많은지 어느 날은 회사를 나가면 푸드 트럭을 해보면 어떠냐는 이야기를 했다. 일전에 보았던 푸드트럭이 생각처럼 녹녹지 않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 그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다 불현듯 떠오른 기억이 있다. 바로 '밥차'다. 영화에서 밥차를 빼놓을 수가 없다. 

실제로 영화를 할 때 '시네마밥차', '수라간', '짱구네', '전주밥차'등 수많은 밥차가 있었다. 그중에 밥맛이 좋은 밥차는 영화팀마다 불러서 스케줄이 꽉 차있기 일쑤이다. 그래서 요령 있는 제작부는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인기 있는 밥차를 미리 섭외해 둔다. 그렇다고 계약서를 쓰는 건 아니고 일정이 이렇게 될 것 같으니 그때 촬영일정에 맞춰 같이 움직이자 뭐 이런 구두 약속을 해두는 것이다. 

밥차에 대해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영화에서 밥차를 처음 시작한 영화는 어디일까? 하는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고 아는 스텝도 없어  기자도 정확히 기사를 쓰지 못하다가 어느 날 한피디분을 만났는데 90년대 말쯤 영화에서 포차가 소품으로 등장했고 집접 포장마차를 섭외하고 스텝들이 간식까지 해결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날 스텝들에게 인기가 있는 걸 보고 영화 현장에 포차를 섭외해서 다니게 되었는데 그게 밥차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사실 밥차가 도입된 것이 길지는 않은 것이다. 

사실 밥차는 제작부에게 참 힘든 것이다. 스텝들이 거의 50명이 넘고 규모가 큰 영화에 경우에는 스텝수가 100명이 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많은 인원이 입맛이 같을 리가 없다. 누구는 고기반찬을 좋아하고 심지어 스텝 중 비건식을 원하는 스텝도 있다. 그러다 보니 스텝 한 명 한 명 입맛을 다 맞추는 건 사실 불가능 하다. 그래서 스텝들 중 다수가 좋아할 만한 반찬과 입맛에 맞추는 밥차가 섭외대상 일순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기 있는 밥차를 섭외하면 제작부가 반은 먹고 들어간다. 영화 촬영 때 인기 있는 밥차를 섭외해서 식사를 진행했는데  경력도 있고 연배도 있는 배우 선배님이(현장에서는 경력 있는 배우분을 부를 때 선배님이 이라고 칭했다.) 

"야 여기 제작부 능력 있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을 정도이다. 

한 번은 한배우는 남양주 세트장 촬영 때 세트장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이걸 먹으라는 거냐며 " 밥맛이 형편없다고 밥상을 업어서 그날 현장분이기가 너무 안 좋았고 다음날부터 바로 밥차를 진행했다고 한다. 

인기 있는 밥차가 돈을 좀 버는 건 사실이다. 심지어 자주 불러서 현장에서 친해진 밥차 사장님은 당시 사업을 하가 잘 안돼서 빚을 2억이 있었는데 2년도 안되어서 다 상환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만큼 힘들다 사실 영화 현장은 일찍 시작하는 게 보통인데 다음날 현장 공지를 제적부가가 하는데 식사하시는 스텝은 오전 6시 집합, 식사 안 하실 분들은 7시 집합입니다.라고 촬영 마치고 공지를 하면 스텝들 대부분 6시에 나온다. 그만큼 스텝들이 식사를 꼭 하는 것이다. 아마 현장이 힘들기 때문에 밥을 꼭 챙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밥차 입장에서는 스텝들 오전식사를 6시부터 챙기려면 2시간 전부터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스텝들 식사를 마치면 설거지 및 정리 그리고 중식준비를 해서 접심을 마치면 저녁 심지어 야간 촬영까지 있으면 야식 진행도 할 때도 있다. 그러면 밥차 사장님이 제발 좀 살려달라고 하소연할 때도 있었다. 그만큼 노동강도도 세고 쉴 시간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제작부는 야식이나 저녁을 따로 추진하기도 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분이지만 제작부와 밥차 사장님의 관계는 업무를 떠나 좀 더 무언가 관계가 있긴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식대가 임금에 같이 지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제작부는 일이 편해진 반면 예정에 그런 낭만은 좀 줄어든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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