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진행에 대해서...
요즘 글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지금 다니는 회사가 매각된다는 이야기에 직원들이 다들 앞날을 걱정하는 소리만 하니 나도 덩달아 일도 손에 잡히지를 않는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영화 하면서도 정말 많이 겪은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를 한편 하고 나면 다음 영화를 잡아야 하는 일이 매번 반복된다. 프리랜서에 고충이라고나 할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충무로에 영화가 많이 들어간다면 사람이 모자라고 영화 스텝 자리를 구하기도 쉽다. 하지만 영화 산업이 위축이 될 때도 있다. 몇몇 대작 영화가 흥행 참패를 하면 영화 시장에 영화들이 제작이 줄줄이 연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럴 때는 들어가기도 한 영화도 진행 중이던 영화도 중단된다. 그 시간이 길면 일명 '영화가 업어졌다'고들 한다. 그럼 몇 개월 일한 급여도 없이 한동안 백수가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불안 하지만 이런 일을 몇 번 겪고 나면 어떻게 버티지 하는 생각과 버티기 모드로 들어간다.
자주 겪다 보면 내성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정이 생기다 보니 그때와 상황이 달라졌다.
사실 회사가 매가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매각되고 새로운 임원과 대표가 출근하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직원들이 말하는 정보로는 감이 오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상황에 맞춰 대응해야겠다는 결론만 도출할 뿐... 경험이 없으니 더 이상 생각이 나아가지를 않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 할 때는 영화 스텝 알바도 나가 보고 뮤직비디오 알바도 다녔다. 심지어 방송국 드라마에 장소 섭외로 나간 적도 있다.
영화일만 할 때는 영화가 제일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뮤직비디오 촬영을 났을 때 와 진짜 이렇게도 촬영을 진행하는구나 하고 놀란 적이 있다. 뮤직 비디오도 회차로 스텝들 계약을 하다 보니 1회 차가 끝나지를 않는 것이다. 24시간을 넘어 36시간 40시간을 촬영을 이어 나갔다. 진짜 엄청난 진격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드라마 촬영은 진짜 스피드에 끝장판을 보는 느낌이었다.
영화는 보통 러닝 타임을 90분 정도로 한다. 이유는 극장에서 한 스크린당 4회 상영을 하느냐 5회 상영을 하느냐 중요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5회 상영에 맞게 영화 러닝 타임을 90 정도에 맞추는 게 보통인 것이다.
그런데 영화의 이 90분을 위해 촬영만 보통 3개월 길게는 4~5개월 심지어 1년을 촬영하는 영화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TV로 보는 드라마는 주말, 수목, 월화 보통 일주일에 2회 차가 방영한다.
물론 4~50분이지만 2회 차를 단 6일 만에 촬영하는 것이다. 그럼 넌링 타임만 보통 8~100분이다. 즉 영화에 3개월이 드라마는 6일 이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사실 영화 촬영하면서도 드라마에 촬영 시간이 많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 보니 스피드에 끝장판이었다. 보통 한컷이 1 테이크에 끝나고 배우들은 분장을 하고 현장에 도착하고 스텝들과 배우들은 알아서 주차하고 현장에 도착해 촬영하고 바로 정리해서 다음 장소로 이동, 영화와 비교하면 촬영이 순식간에 일어 난다. 한마디로 영화 촬영하지도 모를 정도로 촬영하고 이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영화 촬영이 정말 어려운 점이 녹음이다. 사실 촬영장에 녹음 기사는 소리에 엄청 예민하다. 그러다 보니 영화 촬영 중 촬영기사가 촬영에 들어가려고 하면 녹음기사가 저기 멀리서 강아지가 짖는 소리가 들린다면 촬영을 막거나 뒤에서 사람 말소리가 들린다는 심지어 옆에 발전기에서 행진이 웅 하며 소리를 낸다는 둥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카메라촬영과는 다른 이유로 촬영이 지체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점이 영화 촬영에서 촬영이 더디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장면이 영화에서 클럽씬이 나오면 배우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몸을 흔든다. 그럼 영화 주인공이 그 중앙을 가로지르는 장면이 나오면 난 그 장이 웃긴다. 왜 냐하면 사실 그렇게 춤추고 흔들어 대는 배우들은 음악 없이 춤추는 것이다. 촬영 시 대사나, 매우가 움직이는 장면을 앞뒤로 옆으로 따로 촬영하면 우리가 보는 시간은 30초가 그냥 쭉 가지만 카메라는 다른 방향에서 같은 길을 여러 번 촬영하는 것이다. 그럼 만약 음악이 깔린 상태에서 촬영이 이루어진다면 컷마다 음악이 맞지를 않아서 이러 지지를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음악 없이 촬영 후 편집 마치고 후반 작업에서 음악을 깔아 버리는 것이다. 드라마도 클럽장면은 영화와 같이 작업할 것 같다. (직접 보지는 못했음) 현장 녹음이 정말 촬영에 태클이 없었다. 분명히 영화 같으면 사운드 때문에 다시 촬영을 외칠 것 같은 일이 발생하지만 녹음은 아임 오케이를 외쳤다. 그리고 실제 드라마를 보면 소리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촬영에 녹음 기사에게 물어보니 TV에 스피커는 소리가 작아 작은 소음은 묻힐 수 있지만 극장용 사운드는 소리가 꺼서 작은 소음까지 나 들리게 돼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촬영된 장면은 바로 후반작업실로 전달이 방송직전까지 작업 후 바로 방영이 되는 것이었다. 드라마 촬영 한 회 한 회가 전쟁 같은 60일이었다. 방송국 피디님은 선택에 폭이 좁았다. 영화 같은 풍부한 데어터 속에서 촬영하는 게 아니라 스텝들이 가져온 데어터 내에서 촬영만 하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심지어 촬영기사가 촬영을 거의 주도하기도 하였다. 선배기수라도 되면 그냥 따르는 분위기였다.
촬영일정에 쫓기다 보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촬영 스텝으로 4회를 참여하고 단 1분도 보지 못한 영상물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가 감독님들에게는 더욱 연출에 대한 영향력을 낼 수 있어 좋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에 대한 책임이 더 무겁다 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