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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라이트릴 Mar 16. 2023

퍼스트 기타 세컨 기타#8

나의 하이라이트릴

일렉기타는 어렵다. 지금도 계속 어렵다. 스케일(음계)도 어렵고 피킹(피크로 줄을 쳐서 소리내는 것)도 어렵다

영어 공부를 하듯 끝없고 두루뭉술 손에 잡히지 않는다.

손에 잡히지 않으니 치열함이 덜하고 치열함이 없으니 늘 나는 세컨기타(리듬기타,반주)다.



  밴드의 꽃은 기타 솔로다. 몇몇 선배들이 우리 윙스타를 거쳐 갔지만 기타 솔로를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퍼스트 기타는 넘버원 선배가 유일하다.



 넘버원 선배는 어떻게 넘버원이 됐을까.

선배도 나처럼 고등학교때 클래식 기타 동아리 활동을 했다고 한다. 고난이도의  아스투리아스, 마적을 레파토리로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2~3년간 어떤 몰입을 했을지 상상이 간다.


선배가 윙스타에 처음 들어 왔을땐 간단한 코드를 연주하는 선배들만 있었다. 윗 선배들을 순식간에 뛰어넘은 선배는 동영상 강의를 보며 일렉을 스스로 익히며 전진했다. 솔로 연주를 하기 위한 스케일과 코드, 왼손 주법을 착실히 익혔다. 해외로 비행을 가면 며칠동안 연습 흐름이 끊기는 것이 싫었던 그는 여행용 기타를 구입하여 여행 가방에 매달고 다녔다.  

쉬는 날에는 집에서 기타 연습방에 쳐박혀 하루종일 방 밖으로 나오지도 않았다고 한다.



  선배의 연주 솜씨와 성실함에 반한 나도 여행용 기타를 구입했다.

나의 우상처럼 되고자 해외에 나갈 때 가지고 다녔다. 그렇게 얼마간 가지고 다니며 연습했더니 간단한 기초 코드와 파워코드, 3줄 코드를 익히고 웬만한 곡의 반주는 듣고 연주 할 수 있게 됐다.



  세컨 기타를 치는 내 노하우는 이렇다. 곡을 들을때 내 파트의 멜로디를 상대음감 계이름으로 따라 부른다. (어떤 조의 곡이든 근음을 '도'로 맞추고 그 근음에 따라 멜로디를 따라 부르다보면 금방 외울 수 있다.) C메이저 스케일과 블루스 스케일만 익혀도 기타 지판으로 옮기기 용이해 진다. 만약 상대 음감을 지니지 않고 있다면 평소에 노래를 들을 때 다장조 계이름으로 변환해 따라 불러보자. (나는 어렸을 적 피아노 학원에서 교습 받은 이래로 어떤 노래를 듣든 다장조로 따라 부르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었다.)



  파워코드(5도 화음을 쌓아올려 락 음악에서 파워풀한 사운드를 냄)를 익히고 뮤트 주법(손으로 줄의 떨림을 통제하고 피크로 줄을 긁어 내는 락 사운드)을연주할 수 있게 되니 세컨 기타로서 자신감이 생겼다.

 다른 세컨 기타 선배들을 뛰어넘고 자립했지만 나의 벽은 언제나 넘버원 선배였다. 선배의 연습량보다 늘 미달이었고 선배의 재능에 가 닿지 못했다.


 "선배님, 이 부분 기타 솔로 볼륨 좀 높여주세요. " "선배님, 방금 했던 애드립 너무 좋아요. 계속 살리시면 좋을 것 같아요." "선배님, 이펙터에 디스토션좀 더 세개 넣어 주세요."



 넘버원 선배의 기타 솔로를 부러운 듯 바라보며 대리 만족하는 삶은 계속 이어졌다. 기타 솔로는 꿈속에서만 이룰 수 있는 환상이었다.

 어느날 부턴가 호텔 캘리포니아 솔로 연주를 불쑥불쑥 연습하는 선배를 놀라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내 얼굴에 경이감이 어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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