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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a Nov 04. 2023

일터에서 마음을 다해 일하기

프로페셔널로 일하면서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일하는 법을 오랫동안 훈련했다. 시장이 온통 파란불일 때 대응하기, 장 오픈 전에 의사결정을 끝내고 대규모 포지션을 잡기, 포지션을 접고 손절하기 등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냉철하게 사고하는 능력은 펀드매니저/트레이더의 핵심 자질로, 이러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훈련은 내가 일하는 방식의 기본이 되었다.


나의 직무가 이성뿐 아니라 감정 영역을 사용하는 일로 확장이 되면서, 꾹꾹 눌러온 감수성이 예민하게 살아났다. A를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 안에 담긴 누군가의 섭섭함을, 잘하고 싶은데 아직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누군가의 답답함을, 나의 도움 요청에 도울 방법을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당혹스러움을, 일터에서 그런 여러 사람들의 감정이 그대로 내게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감정을 마음을 다해 듣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음을 연 대화를 하면서 프로페셔널로 일하는 방법을 세팅 중이다. 그 중 어떤 대화는 해결책을 서로 이야기할 수 있어 자기 효능감이 높아지지만, 어떤 대화는 서로의 미래를 같이 그릴 수 없기에 긴장되고 어렵다. 어떤 대화는 나의 영역을 넘어섰고 내 관할도 아니지만, 마음이 아프다. 내게 비난과 공격을 쏟아내는 일방향의 대화도 있다. 그럼에도 묵묵히 듣기로 하자. 듣고 나면 상대방의 마음이 보일 것이니.그리고 마음을 이해한 누군가와는 궁극적으로는 같이 나아갈 길을 찾거나, 이대로 끝이더라도 미련이 없을 것이니.


그렇게 일터에서 온전히 마음을 다해 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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