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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a Sep 22. 2023

온전한 나로서 일하기

Q: 그 사람이 왜 그러는지는 물어본 적 있어?

A: …

이 질문 하나에 멈춰섰다.


시장을 보며 투자하는 일이야말로 분석 업무의 끝판왕 같은, 가장 자부심을 가지고 언제해도 질리지 않는 사랑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과 대화를 주고받고 감정을 교류하고 공감하는 그와는 다른 형태의 일에서, 내가 온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일터에서 이성과 논리로만 공격했던 내가 한없이 부족하고 너무 못되게 느껴져서, 계단을 오르내리며 울컥했다. 셰릴 샌드버그는 직장에서 마음껏 울기도 했다는데, 여직원이 눈물을 흘리는 것에 대한 클리셰가 강하게 존재하는 한국 사회에서, 눈물을 꾹 참으면서.


사람을 이해하고 그 사람의 입장은 어떨까 생각하면서, 내가 어떻게 온전한 나로서 일할 것인지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원하는 것을 지금 당장 가져야만 하고, 승부에서 지면 안되고, 추진하는 것들이 뜻대로 안 되면 되게 만들어야 하고, 상대를 공격해서 제압해야 하는 이 태도에는,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존중이 결여되어 있고, 상대도 그것을 모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또 깨달았다. 트레이딩해서 시장을 이기고 큰 조직 내에서 성과를 내는 일에서 관계 관리는 평타만 해도 되나, 문화나 역할이 완전히 셋업되지 않은 환경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온 마음까지 다해야 한다는 것을. 다른 사람과의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내고, 상대방의 마음에서 자발적인 지원이 나오는 것까지도, 내가 만들어 내야 하는 몫이라는 것을.


나의 조직뿐 아니라 나의 조직 바깥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발성을 가지고 나의 미션에 동조하여 움직여주는가가 성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 사실을 알았다면, 내가 노력해서 개선할 수 있는 지점들을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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