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nna Sep 22. 2024

FBI의 최고 협상가가 전하는 설득의 기술

Never Split the Difference

남보다 뛰어난 내가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을 하고, 상대보다 우위에 서서 논리적으로 제압하는 방식으로는 상대를 움직일 수 없다.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위대한 일들은, 맞고 틀리고를 겨루어서 정답을 도출하는 영역이 아닌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FBI에서 인질을 구출하는 최고 협상가로 일했던 크리스 보스의 ‘Never Split the Difference’의 메시지이다.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 중 대화의 주도권을 쥔 쪽은 누구일까? 듣는 사람이다. 듣는 사람은 대화를 목표한 방향으로 몰아갈 수 있고, 말하는 사람이 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관여시킬 수 있다. 상대가 자신의 정보를 드러내며 내 말에 ‘No’라고 대답하는 첫 말할 기회도 열지 못했다면, 우리 둘 간의 협상은 시작조차 못한 것이다.


나를 낮추고 상대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협상의 첫걸음이다. ‘어떻게’라는 열린 질문이 효과적인 이유는 이 질문을 받은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자기 주도적인 이들이 이 바보 같아 보이는 질문을 내뱉기가 두려워, 자신의 기회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보면, 역설적으로 이러한 협상법은 반직관적이고 상당한 노력을 요한다.


상대가 ‘No’라고 했더라도 문을 닫지 말고, 시간을 두고 연락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새로운 정보를 끄집어내어 협상을 이어나가는 것은 민망한 일이 아니다. 겉으로 ‘내가 이겼음’을 도장 찍고 감정적인 승리감, 도취감을 얻으면서 진짜 얻어야 할 것을 희생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협상에서 지는 길이다.


잘 맞지 않는 사람, “그들은 미쳤어!”라고 무시해 버리는 사람 혹은 집단일수록 먼저 대화를 시작하라는 것이 이 책의 가르침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의 취약점과 원하는 바를 발견함으로써 영향력을 얻으려면, 대화해야 한다. 이는 잘 돌아보면 결혼 생활, 우정, 가족 간에도 마찬가지다. 갈등을 직면하기는 누구나 두렵지만, 완전히 끌어안고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것이 나와 상대의 자존감, 자율성, 입장을 살피며 같이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 우리는 보다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옳은 대화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