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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인 Nov 29. 2023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버드와이저는 꽤나 오랫동안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맥주였습니다. 마블은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히어로를 배출했고, 디즈니는 말할 필요도 없이 미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에 가까웠죠.


위에 언급한 것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네. 가장 최근에 PC의 역풍을 맞고 있는 회사들입니다.










술은 그렇게 건전한 음료수가 아닙니다. 물론 고대부터 술은 인간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지만 술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에게 정신적 영향을 주는 음료이기에 건전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대다수의 국가에서 술에 대해서는 연령 제한을 둡니다.


그래서 술이나 담배와 같은 광고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다 큰 성인들의 '기호식품'이니까요. 그래서 광고의 수요층은 '건강에 좋지는 않아도' 술이나 담배를 기호로 선택하는 사람들입니다.


버드와이저는 최근 광고에서 전격적으로 '성소수자'를 모델로 내세우고 광고 내용을 통해서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를 드러냈습니다. 물론 그건 버드와이저의 선택이었고, 덕분에 미국 내 맥주 점유율은 반토막이 나서 1위 자리를 무려 멕시코 맥주에 내주게 되었습니다.




디즈니와 마블은 사실 닿아있는 문제입니다.


디즈니는 대표적인 '블랙워싱'논란을 겪고 있습니다. 백설공주는 라틴계 공주가 되었고, 인어공주는 아프리카 계열 인어가 되었습니다. 마블의 히어로들은 늙고 은퇴했으며 하나 둘 여성 히어로들로 '강제로' 대체되었습니다. 그 과정이 납득할 만큼 자연스러웠다면 큰 문제가 없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최근에 마블은 자신들의 실패를 인정하고 리부트를 하겠다고 나섰지만 마블과 디즈니가 붙어있는 이상 확신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문화의 소비는 그런 정치적 근거로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작품들이 그해에 가장 흥행하는 작품이 아닙니다. 자신들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 가치가 꼭 사람들에게 동의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이 역사는 돌고 돕니다.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저 캐치프레이즈는 1900년대 68 운동과 히피 세대를 관통하던 프레이즈였습니다. 당시 프랑스의 '문화검열'에 대한 저항이 도화선이 되었던 만큼 '자유'에 대한 갈망이 가장 핵심이었습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전 세계적인 운동으로 번졌지만 프랑스 내부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68 운동'세력은 패배합니다. 그것이 세계적으로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들이 원하던 것은 아니었고, 자유에 따른 책임의 문제도 있었기 때문이죠.




PC,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논쟁은 서서히 사람들에게 거부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치적 올바름이 기조는 결국 '금지하는 것을 금지'했던 그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은 '강요하지 말 것을 강요'하고 있으니까요.


'금지하는 것을 금지'했던 그 운동이 남긴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모순된 자유가 가져왔던 수많은 문제들은 결국 '금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적당한 '자유'와 '규칙'이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느끼기 때문이죠. 










균형이나 평등은 '상상적 개념'입니다. 


실제로는 근삿값을 상상하고 우리는 그것을 개념적으로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죠. 


근삿값이라는 것은 결국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값이지만 그것을 무시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이 실제로 얼마나 상상과 가까운지 판단하는 것은 인간들의 몫입니다. '절대적 평등'이라는 것은 도달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완전한 평등에 도달하겠다고 이쪽저쪽으로 계속 물을 옮겨담으면 결국 반대쪽에 또 다른 불평등이 생깁니다. 대부분의 PC가 결국에는 한쪽으로 쏠리는 자기만족으로 끝나게 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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