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잘 살고 있나?
그때는 정말 돈이 없었다. 가진 거라고는 월세를 구할 수 있는 보증금과 4개월정도 버틸 수 있는 생활비 뿐이었다. 그때 나는 정말 악착같이 돈을 모았고, 돈을 아꼈다.
직장을 구하고, 월세에서 전세로 이사를 가면서 나는 조금 풍요로워졌다. 그래서 였을까?
점점 모으는 돈은 작아지고, 쓰는 돈은 커져만 갔다.
명품백이나 자동차, 비싼 악세사리를 사는 것도 아닌데 생활비는 점점 커져갔다. 밥을 해먹겠다고 밥솥도 사고, 피자를 좋아해서 냉동피자를 구워먹겠다며 오븐도 샀다. 혼자 살면 이것도, 저것도, 또 저것도 필요해.
라며 합리화를 했고, 집안이 가득가득 차기시작했다.
2년전 처음 독립을 했을때는 '미니멀리스트' 라고 말할 정도로 짐이라 할게 없었다.
그런 내가 지금은 '파워 맥시멈리스트'가 되어있다.
2년동안 우리집에는 큰 짐들부터 작은짐까지 차곡차곡 늘기 시작했다.
1. 퀸사이즈 침대
2. 4인가구 냉장고
3. 오븐
4. 전자렌지
5. 2in1에어컨
6. 3인용 쇼파
7. 책장 3개
8. 책장을 채우는 책 약 100권
9. 장농 3개
10. 책상 서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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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밖에도 잔짐들을 생각하면... 다음번 이사를 가려면 1톤트럭이 아닌 4.5톤이나 7톤은 불러야 해결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올해 6월 나는 통장에 남은 돈을 보고 생각했다.
나 왜 돈이없지?
그리고 집안을 바라봤을 때, 꽉꽉 채워져있었고 더는 무언가가 들어올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8월... 더는 늘릴 수 없을 거라고, 물건은 더는 채우지 않겠다던 결심과 다르게
쇼핑중독일까?
집을 채우는 것은 외로워서 그렇다는 것 같던데.. 나는 아직 외로운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