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정이 많은 편은 아니다.
지나간 사람은 지나간 대로라는 어느 가사와 같이 누군가를 보고 싶어 하거나
그리워하는 것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심지어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잊는 편이다.
나의 어린 시절, 나의 해바라기 같은 나의 첫 번째 팬이자 나를 사랑해 준 나의 그녀.
동그라미 안경을 쓰고, 빨간 토마토를 좋아하며
나에게 늘 친절하게 웃어주었던 그녀
트로트를 좋아하고
한글을 어설프게 알면서도
6살에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려고 노력했던 그녀
밥 한 숟가락, 물 한 모금 먹는 내게
잘한다며 칭찬해 주던 그녀
눈이 잘 보이지 않아 계단을
내려갈 때는 어린 나의 손을 꼭 잡고 걸어야만 했던 그녀
내게 늘 국회의원이 되라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응원을 주었던 그녀는
나의 할머니
곱디고운 우리 할머니
내가 초등학교에 가고
우리가 점점 멀어져서 그랬던 걸까
뭐가 그리 급했는지
내가 중학교를 가는 것도
내가 고등학교를 가는 것도
내가 대학교를 가는 것도
내가 회사를 다니는 것도
내가 결혼을 하는 것도
보지 않고 떠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