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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Nov 24. 2021

아쉬움이라는 것에 대한 감정

감정 보고서

 모든 감정은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겪고 또 겪어보아도 낯선 감정들이 있다. 그래서 입 밖으로 꺼내기도 무거워 목에 걸리고 마음에 걸리고 깊은 곳에 감정이 가라앉는다. 그런 감정을 누군가가 알아주기만 해도 눈물이 터지는 이유도 공감과 위로와 대리만족이 더해진 시원함 덕분일 것이다.


 그렇게 감정이라는 것이 가끔은 어려울지라도 차근차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나에게 눈물부터 터지는 눈물 버튼 단어들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아쉬움이라는 감정.


 아빠가 하늘로 소풍을 떠나고 나에게 남은 많은 감정들 중 하나 '아쉬움' 그 아쉬움이라는 단어를 10년을 안고 들고 지고 모르는 척해왔다. 무한 사랑을 주던 사람이 한순간에 사라졌을 때 그 허전함이 그 공허함이 무엇 때문인지 몰랐는데 어느 순간 알았다. 이것도 저것도 더 같이 하고 싶었던 아쉬움, 나를 가장 많이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랑해 주었던 그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아빠가 떠나 아쉽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내가 느끼는 아쉬움에 대한 감정이 무겁다 못해 내뱉어 버리면 아빠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리고 내 감정의 무게와 시간에 비해 세 글자로 정리되어버리는 단어가 야속했다.


 그래도 오라소마(컬러테라피의 일종) 하면서 조금이라도 한숨 쉬듯 내뱉었다. 상담 선생님 앞에서 아빠 이야기를 하면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 상담 선생님도 같이 눈시울을 붉히던 따뜻한 그 시간들이 10년을 대신 하기엔 턱 없이 부족했다. 그렇게 온 감정이 김장처럼 버물어진다. 단어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찾다, 찾다. 아쉬움이란 단어로 내뱉는 순간. 크고 깊은 잔잔한 바다에 파도가 치고, 파도는 눈물이 되어 뜨겁게 흘렀다. 그랬다. 그렇게 허탈했고, 서글펐고, 그 세 글자에 고개가 끄덕여지던 순간이었다.


 필요한데 없어서 생기는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서글프다. 그래서 그만큼 사랑받았다는 증거고,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임이 분명해서 반짝이는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버겁다. 하지만 알고 있다. 이 감정은 나에게 불가결한 존재고 나의 운명을 가장 크게 변해가게 해 줄 것을 -








* 아쉽다[아쉽따] / 형용사

1. 필요할 때 없거나 모자라서

안타깝고 만족스럽지 못하다.

2. 미련이 남아 서운하다

(유의어 : 그립다, 모자라다, 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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