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은 세계 몇 안되는 도시 국가 중 하나로, 깨끗한 도시이자 건축이 색다른 도시로 손꼽혔다. 인어와 사자가 결합한 머라이언이 상징이기도 한 도시인데, 이런 싱가폴이 아시아 네 마리 용에서 첫번째 용으로 앞서나가는 분야가 있다.
바로 스마트시티 사업 일환으로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를 진행한 일이다.
스마트시티(smart city)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등장한 도시 개념이다. 3차 산업혁명인 정보와 인터넷 설치로 인해 생긴 유비쿼터스 시티에서 더 발전한 개념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에 의해 촉발되었다.(유성민)
이런 스마트시티를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 바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마치 새 집 인테리어를 구상할 때 심즈3, 심즈4 같은 3D 게임을 이용해 인테리어를 미리 해보고 구상하는 것과 같다. 디지털 트윈 단순히 모방에 지나지 않고 현실을 똑같이 복제하고, 인공지능이 공간에서 벌어질 상황을 학습하고 이후에는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관리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IoT 사물인터넷이 센서 기술로 현실 정보를 가상으로 바꿔준다. 이 정보를 가지고 현실의 법칙을 가상에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게 AI 인공지능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데이터를 가상에서도 실시간으로 그대로 보여준다. 가시성이 높은 데이터는 도시 운영의 효율을 높여준다. 혁신도 기대할 수 있다. 가상공간이기 때문에 도시를 대상으로 한 여러 실험을 물리적 제약 없이 쉽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유성민)
싱가포르는 도시 국가 이기 때문에 인구 밀집도가 높다는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해 교통 마비에 대비해야 하고, 바다와 인접한 섬 도시이기 때문에 해일, 태풍, 홍수 등에도 항시 대비해야 한다. 세번째로는 적도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사시사철 덥기 때문에 에어컨이 도시 전역에 설치되어 있으며 잘 발달해 있는 도시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발생할 전력난, 에너지 효율에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
교통통제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 차량 보유 수를 낮추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하는 방법이다. 정부에서는 국민과의 효과적인 PR을 위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고 있다. 차량 등록제를 시행중인 싱가폴에서는 시내버스와 지하철의 배차 간격을 짧게 하고 이른 새벽 지하철 요금을 무료로 하는 제도를 시행 중에 있었다. 물론 이처럼 과도한 제도라는 국민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으나, 좀 더 나은 도시 계획 협력을 통해 정부는 성공적으로 국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때 생길 수 있는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있다.
디지털 트윈이 도입 된 2018년 이후에는 싱가포르 전역의 모든 건물과 도로, 구조물, 인구와 날씨 등 실제 도시를 구성하는 각종 유무형의 데이터를 3D 가상환경으로 구현하고 있다.(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싱가포르는 글로벌 공간정보시스템(GIS) 소프트웨어 기업 에스리의 오픈 GIS 플랫폼을 활용해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었다. 도시를 둘러싼 수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강수량에 따른 수위 변화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홍수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조선일보)
우기와 건기로 나뉘며, 폭우가 온 뒤 어김없이 발생할 수 있는 홍수를 대비하기 위해 싱가폴 정부는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홍보를 톡톡히 하고 있다.
싱가폴의 버추얼 싱가포르 대표 사례는 싱가폴 북부의 미니 실리콘 밸리라고 불리는 펀골(Punggol) 타운 설계이다. 버추얼 싱가포르 플랫폼을 활용해서 지역 전체의 건물들을 실제 건물이 완공된 것처럼 3D로 구현했다. 그리고 여기에 바람이 불 때 공기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실험했다. 실험 결과를 보고 각각의 건물 배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전체 지역의 통풍이 잘되도록 설계했다. 바람이 건물 사이를 잘 흘러나가도록 길을 만들어 타운 전체의 대기 질을 높인 것이다.(KBS 뉴스)
https://www.youtube.com/watch?v=Dix-8SNxlAo
싱가폴 정부 주도 사업 협력사인 프랑스 3D설계 회사인 다쏘 시스템(Dassault Systèmes)이 영상을 보면 싱가폴의 국립대학인 SUTD(Singapore University of Technology and Design) 대학에서 진행중인 정부 주도의 버츄얼 시티 계획 관계자들의 말을 들을 수 있다.
싱가폴 정부가 국민들에게 홍보와 PR로 제공하는 스토리 아키텍처 요소는 ‘지속 가능한permanence’이다.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는 국제개발에 있어 큰 화두이다. 단순히 현 세대만의 존속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뜻하는데, 싱가폴 정부는 이를 도시 내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구체화시켰다. 차량 등록제와 같은 정부 정책은 시민들의 자유를 침해하고 과도한 세금 정책이라 비판 받을 수 있으나, 싱가폴 정부는 도시 전체를 스마트 시티로 발전시켜 국민들에게 더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수단 발전을 약속했다. 단순히 교통 뿐만 아니라 건설, 대기 질, 강수량, 재난 대비 등등. 이를 통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친환경적인, 더 스마트한,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방향으로 모색하겠다는 점으로 갈등을 해소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