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INBOX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녕아 Dec 28. 2023

오랜만입니다

세 번째 드리는 편지글

그대에게,


안녕, 오랜만이에요. 오랜만이니까…, 머쓱하게 괜히 인사나 한 번 더 해볼까요 ? 안녕, 안녕. 안녕히 지냈죠 ? 그거면 됐어요.


세상에, 정신 차려보니 마지막 글을 쓴 지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어버린 거 있죠. 초기의 포부가 그리 오래가지 못한 제 자신에게 잔소리를 좀 해야겠어요.


그동안 저는 아주 한가했어요. 무척이나 한가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알바를 시작해서 한 번도 쉰 적이 없는데 지난 공연이 끝난 이후로 처음으로 한 달간 백수로 살아보았어요. 자유로우면서도 불안하면서도 행복하지만 들뜬 기분이 참 이상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마치 시간의 바람에 휩쓸려 가만히 몸을 뉘인 채 있다가 문득 눈을 떠보니 바로 지금이네요. 크리스마스를 지나고 이제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지금이요.

그대들의 연말은 어땠나요 ? 웃음으로 가득했나요 ? 혹은 후회에 괴로워하지는 않았나요 ? 아무렴 어때요. 그런 것들을 감각한다는 것 자체로도 굉장히 멋진 일이에요.


새해를 앞두고 있다고 생각하니 저야말로 이상하게 마음에 찬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것 같네요. 이 작은 구멍으로 제 마음을 간질이는 차가운 바람결을 조금은 즐겨봐도 되지 않을까요 ?

이번 감기는 심하게 오래간대요. 부디 건강히 1년을 비추어 주었던 23년의 해를 마지막까지 예쁜 미소로 보내주기로 해요.

그럼 그때까지,


2023년, 12월, 28일,

녕아, 드림.

매거진의 이전글 오지 않길 바랐던, 고대하던 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