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세 번째 알바 밥버거
나의 알바 연대기 #3 세 번째 알바는 ㅂㄱㅅ밥버거.
밥버거 브랜드가 처음 나왔을 때 대학생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그걸 발 빠르게 우리 지역으로 들여왔던 분은 브랜드를 시작할 때 들었던 초기 자본금을 다 갚고도 많은 수익을 냈고, 다른 사업을 하기 위해 기존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밥버거 집을 친구분에게 넘기게 된다. 그 밥버거 집을 넘겨받은 친구가 바로 내가 아르바이트했던 밥버거 집 사장님이다.
2번째 알바를 그만두고 새로운 알바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이곳저곳 공고를 보는데, 그전에 일했던 곳이 집에서 너무 멀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무조건 집에서 가까운 곳을 구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발견한 곳이 바로 여기, 밥버거집이다. 집에서 도보로 5분 이내 거리, 뛰어가면 3분 만에 도착하는 곳이었다. 거리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바로 지원을 완료했다. 지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연락이 와서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사장님께서는 지금까지 직장생활만 하다가 처음으로 장사를 하는 거라 알바를 뽑아보는 것도 처음이라며 나에게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으셨다.
그전에 일하던 곳에서 여러 명의 아르바이트생이 있었고 음식 관련된 장사에 대해 보고 들은 것들을 바탕으로 꿀팁 아닌 꿀팁들,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몇 가지 정보도 알려드리면서 대화하다 보니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냐며 바로 같이 일하자는 말을 듣고 출근 일정을 잡고 집으로 돌아갔다.
사장님은 아르바이트생을 나 하나만 뽑으셨었는데, 막상 일을 하다 보니 점심과 저녁 피크 타임에는 둘이서는 손이 모자랄 정도로 너무 바빴고 결국 새로운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더 뽑게 되었다. 그 아르바이트생은 어린 학생이었는데 집안 사정이 좋지 못해서 안타깝다며 채용을 결정했는데 이런 감정적인 선택의 결과는 추후 좋지 못한 방향으로 마무리된다. (끝에서 이야기 계속)
ㅂㄱㅅ의 알바 생활은 지금까지 모든 알바, 직장 생활을 통틀어 제일 재미있고 편하고 좋았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에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다양한 맛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나에겐 딱이었고, 안에 들어가는 음식 재료들이 따로 먹어도 정말 맛있어서 발주할 때 내 것도 같이 구매하곤 했다. 밥버거를 만드는 속도도 점점 빨 라지다 보니까 나중에는 초까지 재보면서 내가 내 기록을 경신하는 짜릿함도 느꼈다. 단체 주문이 많은 특성상, 근처 영화 촬영장에서 주문이 들어왔고 합법적으로 영화 촬영장에 가서 잠시 구경도 할 수 있었다. 한 번은 신메뉴 개발 이벤트가 본사에서 내려와서 사장님과 한 달 동안 메뉴 개발에 몰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일들을 많이 겪었고 그런 순간들이 참 즐거웠다.
이 때는 몰랐지만 많은 알바 경험과 직장생활, 프리랜서로 고객들을 만나는 순간들까지 내 삶에 더해지고나니 좋은 사람을 만나서 그 좋은 사람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고 복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런 마음과 선의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것 또한 슬픈 현실이겠지.
집안 사정이 어렵다고 사장님이 안타깝게 여기던 그 학생은 사장님의 그 마음을 무기 삼아 가불을 요청했고, 돈을 받은 뒤 연락이 끊겼다. 그 뒤에 사장님은 어디선가 연락 한통을 받게 되었는데, 그 학생이 보호 관찰을 받고 있던 중 잠수를 타게 되어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는 전화였다. 내가 세 번째 알바를 그만두는 순간까지도 그 학생에 대한 소식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