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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빵씨 Mar 01. 2022

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자신감으로 무장한 젊음, 그들의 미래를 응원한다


대화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책까지 쓴 것이냐고 쓴 질문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서문을 읽어내려가면서 불손한 마음은 없어졌다. 정성을 다 해 쓴 책인 것 같아 겸손해졌다. 유선애님을 잘 모르지만 문장 하나 하나 단단하게 쓰셨다. 마음을 꽉꽉 눌러담아 쓴 문장이 좋아 천천히 읽은 책이다. 


표지에 써 있는 것처럼 90년대생 10명이 나온다. 각 분야에서 열심히 혹은 잘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녀들의 이야기는 모두 다른 빛깔이며 어리다고 얕볼 수 있는 종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차별을 줄여가기 위한 활동들, 자기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하는 젊음의 이야기이다.


사이클 선수 김원경님의 파트에서 나는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신체적 훈련 이상으로 마음을 스스로 보듬고 다스리는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이었다. 본인은 심드렁하게 한 말이지만 수 많은 인내로 얻어진 지혜를 전해주었다. 일정 궤도에 오르면 삶은 쉬워진다는 말, 그때까지만 버텨보라는 말이 굉장히 큰 힘이 되었다. 




예지 | 프로듀서, DJ

환상적인 음악과 뮤직비디오로 글로벌 무대에서 먼저 인정받은 예지. 그녀의 뮤비를 보면서 100년 뒤 미래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신기했다. 인터뷰에서는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의 예지를 만날 수 있었다. 해외에서 자란 그녀이기에 기본적으로 오픈 마인드인 것 같았다. 자신을 사랑하고 귀여운 느낌이 드는 인터뷰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변을 더 돌아보게 된다는 그녀는 과도기에 있는 듯 했다.


김초엽 | 소설가

너무 궁금해서 그녀의 소설집을 사서 읽고 있다. 인터뷰가 좋았기때문이다. 외계 행성이나 우주인들에 대한 소설을 그렇게 잘썼다니. 내가 좋아하는 분야인데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했다. 무겁거나 복잡하지도 않고 전쟁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도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 있었구나. 로맨스도 없다(너무 좋아!). 가능한 일이었구나. 감정적 소모가 덜하면서도 유토피아, 여성들의 연대에 대해 이야기 해주어서 좋았다.


황소윤 | 뮤지션 

황소윤은 자기 자신이려고 한 것 뿐이라는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여자이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의도하지 않았던 황소윤의 페미니즘. 나라는 사람에 집중하고 누군가를 대표하기 보다는 나 자신이고 싶다는 말이 멋있었다. 자신을 분류하고 틀에 맞추지 않고 나 자신이었던 때가 있었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재재 | PD,MC

인터뷰에서 음성지원이 되는 재재. 떠들고 나대는 여자라는 말을 즐겁게 이야기하는 재재가 멋지다. 완벽하지 않아도 실수하면서 의견을 받아들이고 소통하면서 변화해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틀린 것을 바로 인정하고 피벗할 수 있는 멋진 사람인 것 같다. 활발함과 즐거움은 재재의 베이스.


정다운 | 다큐멘터리 감독

정다운 감독의 이야기에서는 보수적인 업계에서 여성이 살아남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해 주었다. 여성 스태프가 있는 촬영판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성적인 영상물을 싫어하는 것이 아닌 즉흥적이고 1차원적이며 대상화를 하는 영상이 싫다는 말에 공감했다. 여성들은 조금 더 세련되고 완성도 있는 것을 원한다. 명예남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남성이 아닌데도 남성의 권력을 내재화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고 하는데 남성들이 많은 업계에 있으면 어느정도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서 업계에서 오래 일하는 여성들은 그 자체로 희망이다. 


감독의 영화들 중에 유튜브에 공개 되어 있는 DQM시리즈를 조금 둘러보았는데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이 느껴져서 좋았다. 사진이나 영상에서는 촬영자와 대상자의 친밀감이 드러나는 것 같다.



이주영 | 배우

보이시한 매력으로 인기를 얻은 이주영 배우. 아주 솔직하고 시원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모르는 것에 대해 둘러대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매력있다. 혼자 강해지려 하기보다 함께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진짜 강한 것이라는 말이 좋았다.


김원경 | 사이클선수

자기관리에 대한 명언이 많았다. 운동선수가 되는 것은 매일 고통을 선택하는 삶이라고 한다. 먹기 싫을 때조차 몸을 만들기 위해 먹어야 하고 온 힘을 다해 운동해도 선발되지 않았었던 김원경 선수. 우연한 기회로 종목을 바꾸고 빠르게 상위권으로 올라갔다. 조금만 더 참고 자신을 끌어올려 보라는 그녀의 묵직한 조언이 가슴에 박혔다.


박서희 | 패션모델

패션업계에 있으면서도 덜 꾸미는 내츄럴함을 무기로 가지게 된 박서희 모델. 패션산업과 상충하는 모습일 수 있지만 패션업계도 천천히 변하게 될 것 같다.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 공감하는 모델들의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작은 도전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것 같다.


이길보라 | 영화감독

로드 스쿨러와 코다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보았다. 이길보라 감독 영화는 찾아서봐야 할 것 같다. 독일에서의 자기소개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어떤 것이 있을까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나의 가족이나 소속을 빼고 나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이슬아 | 작가

이슬아 작가가 일간 이슬아를 발간할 때 보고 신기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구독하지 않았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녀의 도전을 믿지 못했던 것 같다. 그녀는 잘 해냈고 그녀의 글은 멋있었다. 이슬아 작가가 자신이 가진 저력은 엄마아빠의 사랑에서 나온다는 늬앙스의 말을 했을 때 부러웠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면서도 (돈을 주면)을 빼먹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서 프로의 향기도 느껴졌다. 이슬아 작가의 '부지런한 사랑'은 꼭 읽어봐야겠다.


인터뷰어의 침착함으로 인터뷰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잘 꺼내주어 고마운 책이었다. 10년뒤의 이들의 모습도 궁금해진다.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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