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어린이집 신입생이 우리 애 하나라고요????
첫째 때, 어린이집 갈 때는 어린이집에 대기를 걸었었기에 이번에는 좀 미리 걸어두고 연락이 오길 바라야겠다 결심했었다. 연락이 오는 시기가 곧 어린이집에 입학하는 시기이기에 몇 개월부터 다니게 될지는 운명에 맡겨보자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대기를 걸자마자 연락이 왔다.
돌이 지나야 갈 수 있다는 만 1세 반에 대기를 걸고, 12개월이 되자마자 어린이집에 상담을 갔다.
사실, 너무 어리고, 아직 뭘 너무 몰라서 어린이집에서 골칫덩이만 될까 봐 망설였던 것인데 원장님과 상담을 해보니 요즘 어린이집에 아이들이 안 와서 주변 어디를 가도 대기는 안 해도 될 것이며 환영받을 거라고 하셨다. 그러니 거의 1:1 전담이라며 걱정하지 말라는 원장님 말씀.
그 말씀을 듣고 아이사랑에 어린이집 현황을 보니 정말 모집인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대기자수.
아이가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그러고 보니 1월 중순에 아이를 낳고 남편이 출생신고를 하려고 주민센터에 갔었을 때 이 지역 주민센터에 우리 아이 바로 앞에 출생신고된 아이는 전년도 11월 아이가 마지막이었다고 했을 때도 놀라긴 했었다.
도봉구 방학동은 아이가 진짜 없구나.
하긴 서울에서 최초로 폐교한 학교도 도봉에서 나왔지. 도봉고등학교.
서울이면서 시골 같은 도봉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봉구는 아기를 반기지 않는 느낌이다. 이 얘기는 차차 풀어보기로 하고. 여하튼.
3월에 우리 둘째가 입학을 하고 4월에 돌이 지나는 아기 한 명, 5월에 돌이 지나는 아이가 한 명 들어오면 그때 정원이 채워져서 만 1세 반이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 적응할 시간 충분히 벌고 좋겠구나 하고 내가 입학을 승낙하는 듯한? 등록을 2월에 마쳤다.
그리고 대망의 입학식!!
3월이 되었다.
극성 누나는 자신의 학교도 빠지고 동생의 입학식에 가려했지만 2학년 올라가셔서 본인도 적응해야 하니 엄마가 말렸고, 아빠는 일정을 뺐다가 회사에 급 일정이 생겨서 결국 엄마인 나 혼자 데리고 가기로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올까 하셨으나 왠지 13개월짜리 입학식에 온 가족이 가는 게 너무 요란스러운 것 같아서 간단히 하자며 모두를 말렸다.
그리고 입학식에 갔는데 이게 웬걸....
어쩐지 오늘 꼭 오셔라 오실 거죠 오고 계시죠 엄청 확인연락이 왔다.
준비하는데 번잡하여 입학식은 못 가고요 입학식 끝나고 교실로 갈 때 맞춰서 가겠습니다.라고 하려다가 연락을 여러 번 하시길래 예의상 빠지면 안 되겠다 싶어서 간 건데 우리만을 위한 환영 이벤트 수준의 입학식을 준비하고 계셨다.
어린이집 전교사 소개와 인사에 박수를 치는 건 유일한 학부모 참석자 나뿐이었고...
형님누나들의 "넌 할 수 있어"라는 환영송까지...
우리는 모르지만 어린이집과 관련된 모든 분들이 나와 우리 둘째를 알아보시는 상황.. 하하
아, 그런데 모든 어린이집의 상황이 이런 건 아니다
도봉은 그래도 아이를 기다려주는 건지 아이 없는 어린이집이 아이가 오겠지 대기를 하고 있다면
아이가 없어? 그럼 폐원 고고!! 하며 빠르게 폐원을 진행한 지자체들은
또 아이들 갈 곳이 없어서 무한 대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별로 정말 천차만별..
같은 서울시 안에서도 지역별로 공급과 수요가 참 맞지 않는구나 싶다.
여러 고비들을 넘어 입학을 별 탈 없이 해도 이제는 적응을 잘하는 가에 대한 고민들이 또 남아있다.
이런 게 산 넘어 산이라고 하는 거겠지.
둘째가 태어나서 정신없이 저 혼자 스스로 학교 적응을 마친 첫째는 어느새 2학년이 되었다.
미안하고 고마워라.
아이가 있는 집은 3월이 새해 같다.
올 한 해 잘 보낼 수 있겠지
우리 아가들 둘 다 적응 또 잘 해내주겠지
초등학교를 다니는 첫째도, 그리고 이제 입학한 둘째도,
행복하게 사회생활을 해나갔으면 좋겠다.
제발 다들 적응 잘해다오. 내 사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