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준돌 Jan 26. 2024

브랜드 다움과 BX 디자인 포트폴리오

클렌징 기간 중에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다름아닌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고치는 일이었다. 대학교 재학 중 두어번 합정쪽에 디자인 학원을 다녔는데 그때 만들어 두었던 포트폴리오들을 전부다 삭제하자니 사실 조금은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물론 디자인을 배워본 적 없는 저학년 시절에 만든 작업물이라 내가 봐도 부끄러운 퀄리티였지만 회사마다 혹은 개인마다 디자인을 보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포트폴리오에서 삭제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포트폴리오를 최신화를 하며 나만의 기준을 만들었다.


1. 리뉴얼이 아닌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 것

2. 브랜드 자산에 합리적인 근거를 만들 것


이런 기준을 두고 처음으로 만들었던 나의 첫번째 브랜드는 프래그런스 브랜드 레이어스다. 레이어스는 향을 감각하는 새로운 방법을 전개하는 브랜드로 겹겹이 쌓이는 의미를 가진 레이어와 감각을 의미하는 센스의 합성어다. 향을 후각으로만 감각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촉각과 시각 등 다양한 감각들과 함께 향을 더욱 선명하게 경험할 수 있는 감각의 연장선을 만든다. 즉 후각만의 단일적인 경험이 아닌 복합적인 감각을 만들어가는 것이 레이어스가 다른 프래그런스 브랜드와 차별화될 수 있는 아이덴티티인 셈이다.





LAYERSE LOGO


먼저 로고와 심볼에서는 감각의 중복이라는 의미가 충분히 반영되는가에 초점을 두고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가장 처음 생각했던 모티프는 하나의 점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길이를 가진 라인들을 떠올렸다. 쉽게 설명해보자면 브레인 스토밍처럼 향을 중심으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른다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이는 감각의 '중첩'이 아닌 향으로부터 발현되는 '연상기억'에 가까운 해석이므로 브랜드를 온전하게 전달하기엔 적절한 모티프가 될 수 없었다. 두번 째로 생각한 모티프는 겹겹히 쌓이는 모습의 종이를 생각했다. 감각이 층을 이루어 쌓여가는 모습은 '중첩'이라는 의미를 담기에 충분했다. 로고타입은 세로획과 가로획의 두께가 다른 산세리프의 형태로 무게감과 동시에 세련된 인상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LAYERSE COLOR SYSTEM
심벌의 유연한 곡선을 닮은 그래픽 모티프


레이어스의 컬러 운영은 LAYERSE SOIL 이라는 독자적인 브랜드 컬러를 중심으로 자연에서 파생된 흙을 연상시킬 수 있도록 채도가 낮은 브라운 계열의 컬러를 프라이머리 컬러로 선정되었다. 브랜드 그래픽 모티프는 심벌의 일부분인 유연한 곡선을 차용하였다. 하지만 심벌에서 일부 가져온 모티프만으로는 감각의 중첩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어 브랜드에서 전개하는 향을 시각화한 패턴 자산을 그래픽 모티프로 추가하였다.


종이샘플키트(좌) 퍼퓸핸드태그(우)


브랜드 자산을 적용시킬 어플리케이션으로써 타브랜드와 중복되지 않는 레이어스만의 부자재를 직접 제작해보고자하였다. 첫 번째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무료로 증정되는 종이샘플키트로 소비자들이 키트 내에 있는 다양한 향을 맡고 추가적인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두 번째로 퍼퓸 핸드 태그는 매장 내에 구비된 향을 시향할 때에 굳이 제품을 오픈하고 뿌려볼 필요없이 종이 태그만으로 향을 맡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퍼퓸 핸드 태그는 향이 가진 고유의 향을 패턴으로 양각인쇄되어 촉각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경험해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레이어스 쇼핑백


심벌 형태의 그래픽 모티프가 반영된 레이어스 포스터


아이콘그래피


브랜드 아이콘그래피도 역시 곡선이라는 심벌의 형태를 적용하였다. 획의 끝부분에도 곡선이 적용되었으며 아이콘의 전체적인 형태에도 곡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브랜드 전반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하였다.




이렇게 나의 첫번째 브랜드 레이어스가 만들어졌다. 프래그런스 브랜드와 다소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심벌의 형태 그리고 심벌에서 차용했지만 쉽게 심벌이 연상되지 않을 수 있는 그래픽모티프 등 많은 부분이 부족했던 프로젝트였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바로 심벌이었다. 코스메틱이나 프래그런스의 경우 실제로 심벌을 사용하지 않고 로고타입만으로 로고를 사용하는 브랜드들이 많았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헤라의 경우도 누구나 헤라의 로고타입을 기억하지만 심벌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아 헤라의 심벌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이 보았던 심벌의 형태는 텍스트를 자유롭게 조합한 과거의 탬버린즈 심벌로고나 논픽션 처럼 원이나 반원에 텍스트를 담은 도형을 활용한 심벌들이 많았다. 아직 부족한 부분은 많지만 다음 브랜드에는 조금 더 일관성 있는 브랜드 자산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 처리하는 디자이너 해결하는 디자이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