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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befree Mar 21. 2023

팬데믹 이후 일을 대하는 자세.

이제 버스에서도 마스크를 끼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아직 버스에서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80%, 안 낀 사람들이 20% 정도이다. 끝날 것 같지 않던 팬데믹도 이제 끝나가고 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여행 업계와 같은 특정 업계에서는 일자리가 줄었지만, 의료계 등 특정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번아웃을 겪었다. 나도 후자 쪽이긴 했다.

고유 업무는 당연히 해야 함을 물론이고, 코로나로 인한 정책이 생길 때마다 넘쳐 나는 업무에 의원 면직자들도 많았다. 코로나 중에 치러진 선거는 또 어떠했나. 선거라는 것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할 것 같지만, 명부를 만드는 것부터 투표에 관련한 대부분의 일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위임받아한다.

투표 날마다 혹시나 잘못될까 주의를 기울이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사회적 거리를 지키며 선거를 치르느라 그에 추가된 업무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단 공무원뿐만 아니라 직장인이라면 어떤 일이 주어지든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들도록 타고난 민족인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한 번아웃으로인지 아니면 시대의 흐름 때문이었는지 대퇴사의 시대가 도래했다. 모두가 퇴사를 한 것은 아니었고, 대부분은 직장에 잘 다니고 있었지만 퇴사는 단연 인기 있는 화두였다. 유튜브나 서점에서는 퇴사에 관한 영상과 책이 넘쳐났다.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머리끝까지 차올라 공무원 의원면직 유튜브를 찾아보고 내린 결론은, 이 조직이 불합리한 것은 맞지만, 불합리하다고 그만두기에는 나이도 어리지 않고 이런 물경력으로는 재취업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결국 퇴직까지 버티기를 결정했다.


대퇴사의 시대에 합류하지 못한 나 같은 사람들은 조용한 퇴사라도 해 조금이라도 워라밸을 지키고자 했다. 물론 팬데믹이 끝나고 여러 행사와 회식이 부활하며 예전으로 돌아갈 조짐은 보이지만, 그렇다고 예전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 상사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는 비생산적인 일도 하지 않게 되었고, 출근 시간 30분 전에 출근해서 일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줄었다. 해당 사항은 아니지만 재택근무도 그렇게 특별한 근무 형태는 아니게 되었다.


퇴사의 이유인지 아니면 조용한 퇴사의 영향인지 몰라도 팬데믹 이후의 화두는 겸직이라고 한다. 물론 공무원은 겸직이 허락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예 겸직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아주 엄격하게 겸직을 허가하고 있지만,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겸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겸직이 허락된 회사라면, 회사에서는 맡은 일에 대해서만 구멍이 없도록 처리하고, 남은 에너지는 하고 싶었던 일에 쏟아보는 것도 좋다.

어떤 특정 시험에 합격하기 등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회사를 다니면서 하는 편이 규칙적인 생활과 시간관리 면에서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1달 정도 수술로 인해서 병가를 낸 적이 있었다. 수술 후 회복기간 동안 나를 위해 모든 시간을 쏟아부으리라고 다짐했지만, 마침 아이들의 여름방학과 겹쳐 있던 터라 아이들 뒷바라지에 일을 할 때보다 내 시간은 더 줄어든 느낌이었다. 워킹맘이 아니더라도 일을 그만두고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은 웬만큼 큰 결심이 아니고서 시간관리부터 어렵다. 모든 날이 모두 내 시간이기 때문에 시간이 넘쳐나는 것 같지만, 그렇기에 일을 자꾸 미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도 많았기 때문이다. 겸직이 허락된 회사가 아니더라도 어디서 어떻게 기회는 올지 모르니 자기 계발은 필요하다.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 나를 위해 시간을 좋은 곳에 쓴 것이니 삶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는 지금하고 있는 일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렇다고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가 끝난 지금 여전히 일이 싫긴 하지만 코로나 때도 참았는데 지금 조금 더 참는 것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이렇게 월급이라는 안정감에 취해 또 현재를 안주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하지 않았던 것들을 그냥 꾸준히 해보려 한다. 집에서만큼은 일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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