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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befree Jul 12. 2024

무례한 상사로부터 나 지키기

피할 수 없는 무례함..

인간관계에서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맞는 사람 맞지 않는 사람만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그저 악하고, 그저 좋을 수는 없고 모든 사람에게는 장단점이 있으므로, 그 사람 때문에 괴롭다면

그저 나랑 맞지 않기 때문에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요즘 들어 그 믿음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극도의 내향인으로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그리 편하지 만은 않다. 물론 이런 점들이 직장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걸림돌이 많이 되지만,

아예 노력을 안 하는 것은 아니고 어떻게 하면 대화를 잘할 수 있을지 연구하며 나보다는 남에게 집중하고 관찰하며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 봤지만, 타고난 것을 남에게 말 실수 하는 것이 싫고 남들에게 주목받는 것을 못 견디게 태어난 것을 어쩌겠냐.

그런 것을 지적하는 사람이 이상한 것이지…

무례하기 짝이 없는 사람을 만나보니 지금까지 살면서 무례한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살았다는 것을 알았다.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제까지는 인복이 좋았구나 하는 걸 새삼 느꼈다.

말이 없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무능하게 보이고 만만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런 것도 바꿀 때가 되었다는 조언이랍시고 해주는 조언을 들으니 어이가 없었다.

예전엔 상사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어울리지 않게 대화를 하려 시도도해보고,

분위기를 띄워보려 노력을 했지만, 성격에 맞지 않는 것을 하려니 보는 사람들도 어색했을 것이다.

조용한 것을 바꿔보라는 성품에 대해서 조언을 하는 상사라니, 안 볼 수 없고 그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으니 마음을 다스리는 수밖에 없다.


요즘도 어떤 자리는 장이 퇴근 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퇴근하는 자리가 있다. 물론 누군가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그러는 경우가 있다.

그런 자리에서 정시 퇴근을 한다면 물론 눈치야 좀 보일 수도 있겠지만, 터치하는 사람은 없는데, 그런 자리도 아닌데, 정시 퇴근 하는 것도 거슬렸나 보다.


이런저런 이유로 기분이 나빴지만, 집에 와서까지 이 기분 나쁜 일을 생각하고 있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퇴근 후 이런저런 할 일이 많은데, 그런 이상한 사람을 생각하며 보내야 한다니, 빨리 떨쳐버리고 싶었지만, 계속 생각이 났다.

사람은 그런 일을 당하면 쉽사리 떨쳐지지 않으니 얼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아까운 시간을 그런 사람 생각으로 보내기 너무 아깝다.


우선 마음을 다스리려면 직장에 있는 누구한테라도 이런 이야기를 해야 풀린다. 아무리 혼자 마음을 다스린다고 해도 혼자 끙끙 앓고 있으면 분노만 차오를 뿐이다.

험담인 것 같기도 하고,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해서 정말 이상한 경우가 아니면 이런 이야기를 안 하려고 하는데, 우선 지금 살고 봐야 되는 것 아닌가?

저런 이야기들을 조언이랍시고 막 해대는 사람이라면, 나한테만 그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누구한테라도 얘기를 해서 일차적으로 푸는 것이 맞다고 본다.


말하는 것이 내키지 않으면, 그 사람이 어떤 협박을 하든 나는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승진 자리를 가지고 협박하는 것 같은데, 그깟 승진자리 안 돌아와도 상관없다. 차라리 이런저런 일 더 안 하고 한직으로만 돌며 조용히 퇴직하는 게 더 좋다.

떠밀려서 그런 자리에 가게 된다면 기꺼이 열심히 하겠지만, 그 자리 구걸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협박하다 안 시켜줘도 상관없다.

더 조용히 할 일만 하다 퇴근하는 것이 원하던 삶이다라며 마음을 다스려본다. 그래도 정시퇴근은 못해서, 그 순간 화가 치밀기는 했다.


마음속에서 투명인간 취급하기, 자꾸 이상한 말을 조용히 불러서 하는 사람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려고 노력한다.

물론 그 사람의 말을 안들을 수는 없지만, 내 기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집에 와서까지 그 사람이 생각나 기분이 망가지지 않도록 최대한 한 귀로 흘려버리려

노력한다. 어떤 더 심한 말을 내일 또 들을지 모르겠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 투명인간 취급하며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웃음끼 쫙 빼고 심각한 표정으로 잘 듣고 있다는

뉘앙스는 준다. 그리고 한 귀로 흘려버리려 노력한다. 조용하다고 충고하는 사람의 말을 어떻게 들어줄 수 있단 말인가.


마지막으로 성찰하는 글쓰기, 글쓰기가 마음을 다스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기분이 왜 나빴는지 생각을 정리하며 글 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풀린다.

한 동안 글 쓰지 못했는데, 글감이 생긴 것만으로도 좋게 생각하자.

어떤 가스라이팅을 당해도 그 상황에 대해서 최악의 상황이 어떤 것인지 적어본다.

최악의 상황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나의 최악의 상황은 승진 자리에서 밀려나는 것과 일 못하는 사람이라고 소문나는 것, 전자는 가능성이 있으나, 승진 자리에서 밀려나도 아무 상관없고,

후자는 그 상사에게 일 못하는 사람이라고 찍힐 수는 있겠으나, 소문날 정도로 일 못하는 사람은 아니기에 아무 일이 아니다.

아무리 무례한 상사라도 언젠가는 끝이 있다.

남을 변화시킬 수는 없고, 나도 본성을 바꿀 수 없다.

그 사람이 매일 봐야 하는 사람이라면 최대한 마음을 다스리고 더 이상 쓸데없는 감정을 소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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