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영업을 시작하는 첫날 나의 상사는 나에게 '콜드 콜(Cold-call)'이란 책을 선물하였다.
콜드 콜이란 사전적 의미로 물건을 팔기 위해 고객을 임의로 방문 또는 전화하는 영업활동을 말한다. 여러 영업기술 중 가장 기초적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방법일 것이다. 권투를 배우려는 선수가 처음에는 걸레질을 하거나 수일 동안 줄넘기만 하는 것과 같은 수행과정이다.
나는 상사로부터 직접 받거나 회사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전화번호를 모아 하루에 적으면 10번 많으면 20번 정도 무작정 고객사에 전화를 걸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일주일에 100번 정도의 전화를 걸면 나를 만나주는 고객은 많아봐야 5건을 넘지 않았다. 대부분은 시간이 없다고 둘러대는 것이 일상이었다. 아니 대부분이 나의 멘트가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당시 이러한 수많은 콜드 콜 실패에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나 또한 평소에 스팸전화가 오면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를 빨리 끊었기 때문에 나의 통화를 받아주지 않는 고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실제로 누군가에게 거절을 당한 다는 것은 절대 유쾌한 일이 아니다. 나도 한때는 자존감이 높았던 외국계 대기업 인사담당자였는데 한순간에 하층민으로 떨어진 것 만 같았다.
계속되는 콜드 콜 실패로 인해 우울감에 빠졌던 나를 지켜보는 상사는 나를 위로했다.
"콜드 콜은 단순히 전화를 해서 고객과 만남을 성사시키는 게 목적이 아니야. 그 실패 통해 너를 진정한 영업맨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함이지. 한 6개월 동안 실패하다 보면 더 이상 실패가 두렵지 않은 시점이 오게 될 거야. 그렇게 되면 그 여유로움이 너의 통화 목소리에 나타나게 되고 어느 순간 네가 고객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고객은 좋은 상품을 보고 너를 만나주지 않아. 그들은 네가 그들을 업무적으로 안심시켜 줄 수 있겠다 싶으면 그때서야 너를 만나볼까? 하고 고민을 하게 되지. 따라서 네가 곧 상품이 돼야 하는 것이야."
그렇다. 나도 과거 회사에 근무 시절에 업체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나의 선택 기준은 상품이 아니었다.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인사 서비스 업체들 간의 상품정보가 모두 Open 되어 있기에 각자 보유하고 있는 상품 Quality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 따라서 대부분 상품을 소개해주는 영업사원의 자신감을 보고 업체를 선정했었다. 그래야 왠지 일을 맡겼을 때 안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곧 상품이다"
나는 영업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 말을 항상 마음에 품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파는 상품 자체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곧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파는 상품에 대한 자부심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만약 내가 파는 상품에 나 자신조차도 자신감이 없다면 고객은 나의 자신감 없음을 곧바로 알아차리게 된다.
따라서 나는 영업 Skill을 연마하는 동시에도 틈틈이 경쟁사들을 분석하고 상품을 개발하였다.
결국 난 영업활동을 시작한 지 3년 후에 나만의 상품을 개발하여 개열사를 세운 뒤 시장에 나의 상품을 Launching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