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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리나 Jul 13. 2023

조금은 독특했던, 나의 유년시절(2)

(어느 자립준비청년이 직접 쓴 글을 일부 각색하여 싣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 하교하는데 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했단 전화를 받았다. 퇴근 시간에 걸려서 차는 막혔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버스에서 내려 30분을 내리 뛰었다. 

전치 12주의 큰 교통사고였다. 동생과 병원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동생이 내 핸드폰을 가지고 놀다가 어머니의 연락처를 발견해서 연락을 했다. 동생도 어머니가 많이 그리웠나보다. 여자이다보니 어머니의 빈자리는 더욱 컸을 것이다. 


그 이후 어머니는 동생에 대해 친권 소송을 했다. 나는 빼고 동생만. 

어머니와 이제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거라고 했는데 왜 아쉬웠을까. 나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동생과 연락을 끊어줄 것을 요구했다. 어머니의 새 가족이 사는 곳은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였기에 나에게 거짓말 한 것과 같이 그 남자의 딸들에게도 똑같이 말해주라고도 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내가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경찰서에 가야했다. 어머니가 나를 고소한 것이다. 죄명은 공갈협박. 아버지가 경찰서로 부리나케 달려오셨고 고민 끝에 각서 써주고 더 이상 엮이지 말자며 나를 달래셨다.

동생의 친권소송을 위한 재판장에서 만난 어머니는 더 이상 내가 아는 어머니가 아니었다. 거짓 탄원서에 적힌 내용들을 보고 더 이상 어머니를 마주하기 싫었다. 그 탄원서에는 나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더 이상 어머니를 보기 싫었다. 그게 내가 어머니를 본 마지막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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