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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유성 Sep 03. 2021

아내의 품에서 쉼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세 가지조언

결혼생활 4년 차에 접어든 우리는 연애할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사랑하고 때로 다툼을 반복하며 앞으로의 삶에서 서로가 없음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더 깊은 인연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믿는다.


결혼생활의 만족은 주관적인 부분이라 비교하기가 쉽지 않지만 주변에서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쪽의 의견을 들어보면 대체로 에너지의 방향이 서로가 아닌 자신에게 큰 경우가 많았다. 결혼으로써 포기하게 된 자신의 꿈과 한 지붕에 살며 겪게 되는 생활습관의 문제, 새로운 가족과의 관계, 보다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자신의 능력의 한계와 금전적인 문제 등 대체로 비슷한 이유를 말했다.


어느 한 가지 문제가 크게 부각되어 그 부분에 대한 해결을 요구한다면 어쩌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쉬울 수 있다. 당장 눈앞에 벌어진 일은 어쨌든 서로에게 1순위 문제라는 공통사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문제는 각자 눈앞 문제의 우선순위가 다를 때 생겨난다. 우리 또한 각자의 가치관 차이로 우선순위를 다르게 매긴다.


나는 매사에 걱정이 많은 편이라 현재를 잘 즐기지 못하고 대부분 미래지향적인 생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반면 아내의 경우는 눈앞의 행복을 미루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걱정으로 많은 시간을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있을 때 그녀는 묵묵히 눈앞의 일들을 해나가는 사람이다. 내게 부족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사랑하고 존경하지만 내가 느낄 때 그녀의 직설적인 표현과 내 감정은 고려되지 않은 냉랭한 태도에서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꺼내기도 했다.


얼마 전 지인들과의 자리에서 결혼생활은 어떤지 질문을 받았을 때 만족스럽다고 말했지만 그 이유를 잘 전달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시간은 지났지만 고민해봤다. 내편이 생겨서 좋다는 답변을 제외하고 개인적인 경험으로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해봤다.


첫째, 환경이 청결해지는 부분이다. 함께 생활하다 보니 더 자주 청소하고, 비품의 교체 주기도 빨라지고, 음식이 남지 않고, 자주 씻게 된다. 혼자서 지낼 때의 내 마음대로가 불가능하고 눈이 하나 늘어나기 때문에 곳곳에 한 번 더 손이 가게 된다. 이런 변화된 생활을 무한 반복해야 함에 답답함을 느낄 사람들도 있겠지만 조금만 마음을 열고 생각하면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짐을 느낄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정돈된 상태를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면 좋겠지만 한 사람만 강력하게 주장할 경우 다툼으로 번질 수 있으니 주의하자.


둘째,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연애할 때 한두 가지 이유로 반복적으로 다투게 되면 이별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결혼을 하면 이미 그 과정을 이겨낸 사이이기도 하지만 이혼이라는 결정은 이제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툼에 다툼을 반복하더라도 가능하면 서로 함께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다. 결혼 초기 다툼에서 내 태도는 각자의 성향을 존중하자는 방향으로 화해를 시도했지만 임시방편이었다. 다툼이 크게 줄어든 계기로 양보식의 화해보다 나로부터 상대로 향하는 말과 행동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들여다보면서부터 개선됐다. 나는 어떤 성향의 사람이라 이렇게 행동한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이러한 성향의 사람이라 이렇게 표현하는구나라고 바꾸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쌓여 난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는구나라고까지 이어졌다.


셋째, 실천한 만큼 풍부해진다. 작년 이맘때쯤 새로운 도전으로 너튜브를 찍겠다며 필요한 장비를 구매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담아야겠다고 정한 것도 없으면서 마음만 앞세웠다. 아내에게 이런 영상을 찍을 거야 저런 걸 찍을 거야 수십 번을 이야기하고 결국 한편도 업로드하지 못한 채 장비는 서랍 깊은 곳에 잠들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그때 아내가 이 주제는 좋다 나쁘다 평가해주고 응원해주길 바랬는데 그런 소리를 도통하지 않고 스스로 해보란 말만 반복하니 불만이 생겼었다. 시간이 흘러 고민해보니 한편이라도 업로드했다면 아내의 태도는 달랐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유독 행동파 분야인 부동산, 주식 등 투자분야에 대해서는 아내 또한 좋은 기사나 의견을 내게 전하곤 하는데 나의 말뿐인 너튜브 사건에 대해서 그녀 또한 듣다 듣다 지쳤을 것이다. 이런 결론을 내린 다음부터는 실없는 목표에 대해서는 가능한 혼자 정리하는 쪽으로 생각하게 됐다. 변하리란 백 마디 말에 상대는 지치고 멋있게 변한 모습엔 애정 가득한 표현을 아끼지 않으리.


내일은 사랑한단 말과 함께 미역국도 끓어야지

/ 21.8.21(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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