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유성 Nov 01. 2024

돈의 가치-삶의 균형, 한쪽은 의료비 다른 쪽은 투자.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참 많은 세상]

돈의 중요성을 따지지 않은 시절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지금은 모든 매체가 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돈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끝없이 보여주면서 마치 세상 전부가 돈(상품과 서비스)과 관련된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사실 모든 것이 돈과 관련돼 있다고 할 수 있죠.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많은 세상이기 때문이에요.


우리 생활 곳곳에 기업들이 침투해 있어요. 상품을 팔기 위해 모든 방식을 동원해서 우리를 유혹하죠. 이런 말이 있어요. "인터넷으로 한 번 옷을 사기 시작하면 다시 사게 될 확률이 높고, 웹의 알고리즘은 그걸 알아채고 계속해서 관련된 광고를 보여준다."


<간편한 인터넷 거래>

저도 그랬어요. 출근용 구두 대신 검은 운동화로 바꿔볼까 생각하다가 마음에 드는 걸 하나 샀죠. 그렇게 1년 후에 신발장을 열어봤어요. 얼핏 보면 비슷한 디자인의 검정 운동화가 세 켤레나 있더라고요. 꼭 필요한 게 아닌데, 인터넷 구매의 편리함과 끝없이 노출되는 광고에 나도 모르게 구매한 거죠. 상품의 검색부터, 결재, 배송까지 간편하고 더욱 고도화되는데, 이런 충동을 억제하기가 쉽지 않아 질 거예요.




돈의 가치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예전에 함께 일하던 선배의 아내분이 암투병을 하시며 두 분 모두 직장을 그만두셨고, 수도권 외곽에 있던 집까지 팔고 항암치료하는 병원 근처로 이사를 하셨죠. 먼 곳에서 병원을 왕복하며 간병하던 선배까지 몸이 안 좋아져서 내린 결정이었어요. 오랜만의 자리에서 그렇게 건강했던 아내분은 힘없이 축 늘어진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계셨고 선배의 도움 없이는 잠시 외출하시는 것도 힘들어 보이셨어요.


그 짧은 자리에서 선배와 치료비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잠깐 나눴어요. “병원에 가보면 말이야... 요즘 병은 돈과 싸움이더라..."는 선배의 말에 그간 고증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아무리 돈이 많아도 큰 병에는 큰 지출이 따르고 이어서 현실적인 어려움은 가족이 함께 분담해야 하니까요. 두 분을 보면서 돈의 필요성과 건강을 되돌아보게 됐어요. 그리고 이 세상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에 고마움을 느꼈어요.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가족은 서로의 회복을 위해 기꺼이 많은 것을 함께 감당할 테니까요.


다른 하나의 이야기는 투자를 하고 싶어 하는 후배 이야기예요. 큰돈을 모은 건 아니지만 주변 또래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면서 관련 경험과 지식을 쌓고 있는데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며 조바심을 느끼는 것 같았어요. 제가 몇 가지 조언을 했고, 앞으로도 종종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에요. 그 친구가 3년 동안 일해서 모은 종잣돈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거든요. 조금씩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후배의 희망찬 모습에서 돈의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해 봤어요.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세상은 우리에게 매일 인플레이션으로 줄어드는 화폐가치를 언급하며 투자와 소비를 부추기고, 때로는 강하게 압박을 할 거예요. 마치 '네 돈이 곧 내 돈'이라는 듯이 가져가려는 기세죠. 같은 돈이라도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분명 달라져죠. 진정으로 저를 행복하게 해주는 돈은 큰돈이 아닌데 말이죠. 저와 가족이 큰 불편함 없이 매일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돈은 정말 소중해요.


제게도 예기치 않은 질병이나 사고가 찾아올 수 있겠죠. 그런 부분까지 어느 정도 대비하며 살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의 돈으로는 충분한 대비가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런데 언제부터 사람들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세상을 살았던가요? "원래 부족한 게 보통 아닌가요." 라며 스스로 위로하며 글을 마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