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2022년 신년운세엔 지난해보다도 일복이 더 많이 들어와 있어 정신없이 보내게 될 한 해일 거라고 했다. 타고난 일복에 대해선 이미 받아들이며 살고 있던 나이기에 크게 걱정이 되지 않았다. ‘일복도 복이다 생각하고 살면 편해’하는 생각이 강했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강도가 정말 남달랐다. ……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지는 업무가 몇 개월째 반복되고 있었다.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일과 야근에 지침이 느껴졌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일을 하고 있을까?', '무엇을 위해 나를 갈아 넣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그렇게 난생처음, 별다른 계획 없이 혼자 하는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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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 밥도, 영화도, 구경도 잘하며 돌아다니는 편이라 혼자여행도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혼자 여행을 한다는 것은 어딘가 어색하고 고요했다. 출발 전 설렘을 호들갑스럽게 공유할 사람도 없었고, 여행지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함께 나눌 옆자리 친구도 없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를 방황 속에서 의견을 나누거나 의지할 동료가 없음을 의미했다. ……
“혼자여행은 하지 마. 이제 공항 도착했는데 벌써 심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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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에서 항상 비를 몰고 다니는 스타일이라 출발 전부터 날씨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날은 너무 예쁘고 푸르렀다. ‘지친 마음, 잘 쉬고 오렴’하며 자연이 위로를 건네는 것 같았다. 이게 우리나라인가? 싶을 정도로 우거지고 높은 산세와 뾰족한 봉우리에 묵직한 다리를 옮기면서도 감탄이 끊임없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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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갔으면 이동 중에도 웃고 떠드느냐고 둘러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법한 바깥 풍경도 혼자이기에 더 집중하여 관찰할 수 있었다. 옆 사람과 생각을 나누지 않아도 내가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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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