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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승희 Apr 03. 2023

가족이 될 인연

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일상이 퀘스트인 노가지의 기록


가족이 될 인연






…… 길가에 있는 회사 앞 동물병원 쇼케이스에는 벌써 한 달째 새하얀 말티즈와 아기고양이 한 마리가 제 식구를 찾지 못하고 분양을 기다리며 성장해가고 있었다. 무료분양이라고 붙어 있는 A4용지 너머 인형처럼 마주 앉아 사람들을 보며 꼬리 치는 말티즈와는 달리 볼 때마다 늘 얼굴을 콕 박고 잠만 자던 아기고양이는 벌써 한 달째 녀석들을 보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얼굴 한 번을 볼 수 없다고 할 정도였다.  


휘르를 보낸 후 나도, 집에 있는 옹이도 우울함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직장 동료들은 말티즈를 입양해서 옹이에게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주면 어떠냐고 물었다. 하지만 식구들 누구 하나 아직 마음을 다 추스른 상태가 아니었기에 섣불리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었다. 



(중략)



인간은 힘들다고 하소연이라도 할 수 있는데 말 안 통하는 옹이가 보이는 우울함은 어떻게 풀어줄 수 있을까 식구들과 고민을 거듭했다. 더 이상 반려동물을 키우지 말자 하면서도 우리는 옹이와 함께할 새로운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 


"제가 입양하고 싶어요" 


모든 인연은 이 녀석과의 눈 맞춤에서부터 시작됐다. 식구가 되기로 했으니 제일 먼저 이름이 필요했다. 함께 산책을 하던 동료가 '첫째가 옹이니까 둘째는 아리라고 하면 둘이 합쳐서 옹아리네!' 하는 아이디어를 줬다. 찰떡같은 이름이 순식간에 지어졌다. …… 


"고양이는 원래 저런 거야? 아리가 극성맞은 거야?" 

“쟤는 하는 짓이 왜 이렇게 웃기니. 옹이는 안 저랬는데 아리는 하는 짓 보고 있으면 시간이 너무 잘 가.” 



(중략)



구조의 손길과 보호의 노력이 닿아 마주할 수 있던 작은 생명과의 만남. 수 없이 지나는 길목에서 한 달 내내 보던 새하얀 솜털의 뒷모습이었지만 나는 우리가 가족이 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 







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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