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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통흑인 Sep 20. 2023

필연적인, 그리고 평생교육

2021년 9,504명, 2023년에는 1만 5,520명. 고등학생들이 학교를 떠난 수치이다. 심각한 것은 2년 전인 21년 대비 학생들이 학교를 떠난 비중이 올해 63%로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나는 얼마 전 EBS에서 방영한 <교육격차>를 시청하면서 학교의 위기를 심각하게 느꼈고, 나아가 교육이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금 진중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격차>에서는 학교 교육에 관해 해결책까지 명명백백히 제시하진 않았지만 장애인 평생교육을 공부하면서 한편으로 그 대안이 ‘평생교육에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의문을 제기해 본다. 물론 학교 교육과 평생교육 중 어느 한 가지를 택하라는 것은 아니다. 생애 주기별로 보면 학령기의 학교 교육과 성인기 이후 평생교육 모두 중요하다. 다만, 평생교육에 대해 이해함과 동시에 학교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중의(衆意) 모이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쓴다.


한숭희의 저서 <평생교육론>에서 그는 학교를 대형 백화점에 비유하면서 교육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교육은 초기 무형식교육에서 단칸방 학교(초기 학교는 교실 하나에서 모든 활동이 이루어졌다)로, 그리고 학교라는 대형 지식유통업을 거쳐 이제 네트워크 판매방식의 가상대학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백화점만이 유일한 물적 유통업체가 아닌 것처럼 일률적으로 인간상을 만들어 내는 학교도 이제는 유일한 교육기관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에 입각해 봤을 때 지나치게 치우쳐진 입시 교육 때문에 교육의 위기가 온 것도 분명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지식기반사회라는 환경 속에서 학교라는 조직이 조금씩 해체되고 있었거나 재구조화를 필요로 했거나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이 교육 구조의 틈새를 비집고 자연스레 나타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현재 평생교육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며, 평생교육이라는 아이디어 및 실천과 제도, 평생교육에 관한 이론적 토대는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존재하고 담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웨인(Wain) 은 평생교육이 교육 전체를 총괄적으로 재개념화 하려는 마스터 콘셉트로써 일종의 ‘끌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서 그는 교육에 관하여 사고하는 방식을 철저하게 개조하고 새로운 교육철학을 수립하며 일종의 행동 강령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다시 말하면 평생교육이 어떻게 교육하고 교육체제를 재구성할 것인지 근본적인 고민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교육에 관한 사고와 개념을 새로이 가져가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생교육은 어쩌면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이고, 탈근대사회에서의 새로운 교육 틀거리의 구성작업인 것이다.


최근 길을 걷다 보면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었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종종 볼 수 있다. 학교의 위기나 시시각각 변화되는 교육체제 속에서 평생학습도시 선정은 각 지자체가 교육의 체제를 변화하기 위한 노력의 반증(反證)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나는 이러한 점에서 평생학습체제를 구축하려고 하는 것은 근대적 제도의 하나로 존속해 오던 공교육제도에 대한 모종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임에 자명하다고 생각된다. 영국 등 유럽 국가에서 보고하고 있는 교육개혁 보고서들은 분명히 공교육제도의 변화를 평생교육과 관련하여 새로이 사고하고 있음을 드러내 다.


현시점에서 우리가 할 일은 평생교육을 통해 교육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미래 교육이 무엇인지 단단히 초석을 다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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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자신문 etnews> 2023. 09. 19. 일자

2. 한숭희(2010). 학습사회를 위한 평생교육론 3판

3. Wain, k, (1993). Lifelong education and adult education : The state of the theory. International journal of lifelong education, 12(2), 8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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