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것은 없다.

by 정수TV

내년도 아이들과 즐겁게 음악활동, 미술활동, 시설물 보완을 할 예산 세우기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실 실패로 끝이 나고 요즘 학교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 친하게 지내는 선생님들께서 나에게 나의 길을 가라고 하셨는데 아직 그게 뭔지 명확하게 모르겠다. 그래서 저녁 때나 주말에 뭐라고 해보려고 노력 중에 있다. 웹툰을 그리기도 했고 유튜브 촬영을 하기도 했다. 오늘은 기타를 연습했다. 퇴근하고 뭔가 나를 위해 하나씩이라도 해보니 답답했던 학교 일이 잊히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는 거 같다. 그것에 대한 기록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직장인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내 나이 벌써 50, 이제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아마 직장인이라면 45에 벌써 시작되었을 것이다. 공직에 있는 나는 늦은 편이다. 예전에는 아이들이나 잘 가르치라며 선배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셨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오니 이제는 내 인생을 위해 살으라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둘 다 맞는 거 같다. 젊은 시절에는 교사로서의 삶이었고 지금은 교사 이후 나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할 때가 된 듯싶다. 그래서 밤마다, 휴일마다 뭔가 나를 위한 계획과 실행이 필요한 시기인 듯싶다. 작은 뭐라도 나를 위해 해야겠다. 영원한 직장생활은 없는 듯싶다.

며칠이 흘렀다. 답답했던 마음이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자꾸만 예산 세우기에 실패한 것이 나를 괴롭혔다. 정말 나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매일 생각해 봤는데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오직 올해 아이들과 해야 할 일들만 눈앞에 떠오르고 예산이 없어 못할 것을 생각하니 이보다 더 괴로운 게 없다. 답답한 마음에 동네를 한 바퀴 걸으며 마음을 정리해 봤다. 그동안 손을 놓았던 웹툰을 다시 해보는 게 좋을 듯싶었다. 미술활동이란 게 지금 당장 큰 이득이 없더라도 나의 영혼에 감명을 얻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금 당장 괴롭더라도 이 길이 나의 길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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