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트레이딩 룸으로 오라!> / 알렉산더 엘더
※ 의학박사이자 프로 트레이더인 알렉산더 엘더의 투자 관련 책입니다. 필독서까지는 아니고 참고서 정도로 적당해 보입니다.
전문 거래자는 시장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합당한 시간과 관심을 쏟는다. 이 책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당신은 아마도 보통 사람들보다는 좀 더 열심인 사람들일 것이다. 당신은 매일 일정한 시간을 시장의 연구에 쏟아야 한다. 시장을 늘 가까이하는 습관은 성공의 필수 요소다. 성공을 위해서는 어떤 시장을 거래할지 결정하고 그중 선별한 소수에 집중해야 한다. 학습 계획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거래 계획을 짜라.
- 알렉산더 엘더
1장. 투자인가? 거래인가? 도박인가?
2장. 어떤 시장을 거래해야 하는가?
3장. 첫 번째 단계
4장. 정신 - 자제심으로 무장한 거래자
5장. 기법 - 기술적 분석
6장. 거래
7장. 자금관리 원칙
8장. 체계 잡힌 거래자
9장. 직업으로서의 거래
10장. 나의 트레이딩 룸으로 오라
작가 알렉산더 엘더
전문 거래자이자 기술적 분석의 전문가인 동시에 정신과 개업의이며 파이낸셜 트레이딩 사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구 소련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 에스토니아에서 자랐으며, 이곳에서 열여섯 살에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그리고 선의로 일하던 스물세 살 때 아프리카에 정박해 있던 소련 선박에서 뛰어내려 미국으로 망명했다. 뉴욕시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했고,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경험 덕분에 그는 거래 심리를 꿰뚫어 보는 독특한 통찰력을 얻게 되었으며, 그의 저서와 기고문, 소프트웨어에 대한 논평 등은 그에게 현존하는 최고의 전문 거래자 중 한 명이라는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그가 창립한 파이낸셜 트레이딩 사는 정기적으로 세계의 거래자들이 참가하는 집중도 높은 거래 훈련 캠프를 열고 있다. 엘더 박사는 콘퍼런스의 환영받는 강사이고 트레이더 캠프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엘더 박사의 20년 거래 기법을 담은 이 책은 출간 직후 미국의 주간 투자신문인 <바론즈>지에 '올해 최고의 투자서'로 선정되었으며, '만약 트레이딩을 배우고자 한다면 최고로부터 배우라', '영원한 투자의 지혜' 등 최상급의 평가 속에 여전히 베스트셀러로 꼽히고 있다.
비트코인이 1억 원을 넘어섰다. 하루 24시간 1분 1초,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숨 쉬는 비트코인의 가격은 하루를 멀다 하고 사상최고가를 경신중이다. 비트코인이 움직이자 비트를 뒤따르는 무리인 알트코인들도 조금씩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늘 한국의 코스피는 2700선을 터치했다. 부동산발 경기침체니,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둔화니 하는 것들은 온 데 간데 없어졌다. 미국의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AI와 반도체, 비만치료제 등에 대한 신기술을 등에 업은 미국은 사상 최고까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의 하락 긍정론에도 불구하고 미친듯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를 예로 들면, 엔비디아 주식으로 장난질을 할 때가 겨우 200달러 근처였는데, 지금은 900달러를 상회하는 것을 보면 말 다했다. 미국 연준은 금리인상을 멈추고 다음 분기부터는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난리다. 여러 물가지표들도 대부분 2% 내외로 목표치에 나름대로는 부합하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다. 분명히 물가상승률은 2%에 불과한데 우리 눈앞에 놓은 투자 자산들은 2%가 아니라 많게는 2,000%도 넘게 상승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미국 연준은 자신들이 벌여놓은 일을 수습할 수 있는 걸까? 모든 자산의 가치는 폭등하는데 금리는 인하를 논한다라. 아이러니하다.
그렇지만 사실 아이러니한 상황이야 어떻든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상황이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지 그것 자체를 우리가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미국 연준이 알아서 할 문제다. 그러므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자산들의 가치가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되면 한 가지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투자다. 주변의 상황이야 어떻든 내가 벌어들인, 오늘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뼈 빠지게 일하며 벌어들인 노동의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다.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생존의 의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벌어들인 노동의 가치를 유지하거나 또는 불려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것은 본디 의무는 아니었다. 하지만 사회가 만든 시스템에 의해 의무가 된 것이다. 사회에서는 매년 물가 상승률을 2%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이것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벌어들인 돈은 매년 가치가 떨어진다. 올 해의 100원으로 사탕 1개를 살 수 있었다면, 내년에는 사탕값으로 102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간단한 수학적 증명은 우리가 매년 최소 2%씩 증가하는 물가에 대응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설명할 뿐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의무 또한 부여한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좋든 싫든 투자를 해야만 한다. 방법이야 다르겠지만, 은행의 예적금 상품에 돈을 넣어두는 것도 투자다. 단, 이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최악의 경우는 현금을 인출해서 집 안의 장롱 속에 보관하는 것이다. 이럴 바엔 차라리 금으로 바꿔서 현물을 가지고 있는 것이 낫다. 이렇게 보면 사실 우리는 모두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알렉산더 엘더는 미국에서 정신과 전문의로 근무했던 의학박사이자 프로 트레이더다. 그는 그의 정신과 경력을 바탕으로 심리적 기법을 투자에 적용하여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 저술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심리 투자 법칙'으로 유명한데, 이번에 읽은 책은 그의 책 중에서도 가장 기본서이자 가장 오래된 책 중 하나인 <나의 트레이딩 룸으로 오라!>다. 이 책은 2002년에 최초로 쓰여 우리나라에는 2009년 출간되었다. 나는 몇 년 전 거의 처음으로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시점에 읽은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심리 투자 법칙'을 읽고 그에게 깊은 감명을 받게 되어 이 책도 읽게 되었다. 해당 책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여기로 이동하면 된다.
이 책 보다 20년 뒤에 출판된 책을 먼저 읽은 뒤에 읽는 이 책의 평가를 먼저 하자면 한마디로 '놀랍다'. 완전하게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알렉산더 엘더가 주장하는 그의 트레이딩 규칙에는 매우 일관된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리스크 관리 부분에서 2% 원칙과 6% 원칙이 그렇다. 이 두 가지 원칙은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유효한 그의 원칙이다. 이것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본인이 스스로에게 엄격한 규칙을 설정하고 수십 년을 동일하게 가지고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는 엄청나게 훌륭한 원칙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놀라운 것은 어쨌든 그가 이 원칙들을 계속해서 지켰고, 미국 주식시장에서 큰 수익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러한 간단한 지침들이 일관된 것으로 볼 때 그가 투자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들에는 꽤나 진실함이 담겨 있겠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2002년에 출판된 책이다 보니 현시점에 와서 대입을 했을 경우 굉장히 다르거나 또는 이미 꽤 자동화가 되어있는 부분들이 많다. 특히 그가 주장하는 여러 지표들을 아날로그적으로 그리는 법 혹은 프로그래밍하는 방법들은 별로 중요하게 볼 필요가 없다. 책에는 팬티엄 컴퓨터라던지 플로피 디스크처럼 당시에는 최고였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에 와서는 지나치게 구시대적인 성능을 갖는 컴퓨터를 기본으로 설명하고 있으니 괴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책에서 배워야 할 것은 트레이딩의 방법론보다는 트레이딩을 하기 위한 마음가짐과 준비, 트레이딩에 대한 이해 같은 것들이다. 이것들은 아무리 컴퓨터 성능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변하는 것들이 아니다. 아무리 외적인 것들이 변해도 결국 이 시장은 거래라는 행위로 이루어진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20년의 세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매도자와 매수자의 합의가 현재 주식의 가격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또한 20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투자의 리스크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투자가 결국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리스크 관리는 중요하다. 책을 읽다 보면 주제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내용 역시 리스크 관리다.
투자에 대한 그의 설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전문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라면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그의 촌철살인 같은 멘트다. 그는 덧붙여 이렇게 적었다.
투자로 성공한 이는 매우 잘살지만, 대부분의 초보자들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을 관통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인생의 많은 부분에서 혹은 여러 순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특별한 성취를 만들어내길 바란다. 하지만 아쉽게도 누구나 그러한 성취를 맛보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결국 개인의 노력, 의지와도 연관되어 있는 것인데 보통 우리들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마음을 행동으로 이끌어 내 실제로 본인이 꿈꾸는 삶에 가까워지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다하는 경우가 비교적 적고, 결국엔 그저 그런 핑계나 해대며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는 결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하하거나 폄하할 의도가 전혀 없다. 다만 내가 말하는 것은 어떤 모종의 계기로 인하여 자신의 모습을 또는 자신의 삶을 바꿔야겠다고 다짐을 했다면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시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일례로 나의 친구 중 한 명은 시도 때도 없이 무언가 본인에게 울림이 있을 때면 다짐을 하는 버릇이 있다. 자신은 똑바로 살아가야겠다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고는 폼이란 폼은 다 잡는다. 그러나 결국 며칠을 못 가 친구의 다짐은 온데간데 없어진다. 내가 지켜본 것만 해도 수십 차례는 될 것이다. 사실 나는 친구가 어떤 변덕을 부리던지 별로 개의치 않는다. 어차피 친구는 친구의 삶을 살고 나는 나의 삶을 살고 있으니까.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삶이 연속되면서 결국 친구가 무엇하나 제대로 이뤄냈다거나 뚜렷한 성과물을 가져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개인의 성격인지 마음가짐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하튼 다른 친구들, 마음을 일관되게 고쳐먹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던 친구들과 달리 이 친구는 그렇게 하질 못했다. 처음에는 이런 것이 별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하나의 성과물이 쌓이며 삶의 격차라던지 하는 많은 부분에서 친구들 사이에 차이가 벌어졌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이다.
결국 투자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한 걸음씩 나아간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바닥에는 결코 정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에 무지의 평원에 한 걸음은 더욱 소중한 한 걸음이 된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자만해서는 이 바닥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본인이 걷던 길이 지옥의 문으로 향하는 길이었다는 사실을 계좌의 잔고를 통해 알게 될 테니까 말이다. 투자에 왕도는 없지만 정도는 있다. 알렉산더 엘더의 조언을 요약하자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실행이다. 그것이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선물이건 코인이건 상관없이 일단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어플을 설치하고, 계좌를 연동하고, 돈을 입금하고 상품을 매수하라. 당장 몇 번의 손동작 만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두 번째는 관리다. 투자를 시작했으니 우리가 할 일은 우리의 돈을 지키는 것이다. 돈을 더 투입할 것인지, 약간의 손실을 보더라도 돈을 뺄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잠시 멈춰 서서 지켜볼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세 번째는 기록이다. 투자에 기록은 필수다. 어플이나 주식거래시스템에 자동으로 입력되는 거래 기록이 아니다. 알렉산더 엘더가 말하는 투자 기록은 단순 숫자기록이 아니라 왜 해당 거래를 했는지에 대한 자신의 합리에 대한 기록이다. 매수를 했다면 매수를 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매도를 했다면 매도를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니 그것을 적으라는 말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다음에 더 좋은 거래를 하기 위해서다. 기록은 인간을 돕는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도구다. 기억은 사라지지만 기록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록으로부터 우리는 과거의 합리에 대해 고찰하고 그것으로부터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더 합리적이고 좋은 거래를 하기 위해서라면 기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나는 개인적으로 알렉산더 엘더의 리스크 관리 기법(2%, 6% 원칙)은 따라 하지 않지만, 여전히 거래를 왜 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남겨놓는다. 더 정확하게는 종목선정과 거래시점에 대한 기록이다. 이것은 당시 주식 초보였던 나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되었고, 그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겠다. 매번 종목을 선정할 때마다 스스로 더 엄격하고 최적화된 기준으로 보고 있는 내 모습은 나조차도 가끔 놀랍다. 몇 년 사이에 이 정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투자에 시간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기록으로써 답습한 덕분이다. 하나 짚고 넘어가면, 거래 초창기에는 나름대로 엘더의 리스크 관리 기법을 따라 하기도 했었는데 종국에는 나의 투자 스타일이 트레이딩보다는 장기투자자에 가깝다는 것을 파악하고는 그의 기법을 따라 하지는 않게 되었다.
알렉산더 엘더의 책 '나의 트레이딩룸으로 오라!'는 오늘날 주식투자를 위한 필독서까지는 아니고 참고서로 활용하면 좋은 책이다. 가끔 투자를 하다가 멘털이 나갔을 때나 생각을 정리해야 할 때 읽으면 아주 좋을 것 같다. 이것보다는 나는 오히려 최근에 쓰인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심리 투자 법칙'을 추천한다. 이 책이 결코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그렇다고 하기엔 시대적 배경이 너무나도 빨리 바뀌어버렸기 때문이다. 그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MACD, RSI, 스토캐스틱 기법들의 수식이나 코딩 방법을 독자들이 알 필요는 전혀 없다. 지금 우리는 누구라도 스마트폰 어플로 손쉽게 그런 것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으로 책 '나의 트레이딩 룸으로 오라!'의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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