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k Aug 12. 2021

여덟 시간을 위한 열여섯 시간을 산다는 것

일과 삶이 꼭 분리되어야 할까?


1.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8시간(점심시간 제외)을 일을 하며 살거나 살아가게 될 것이다. 


24시간 중 8시간이면 대충 어림잡아 인생의 3분의 1 수준인데, 남은 16시간도 고작 이 8시간을 보내야 하는 미래의 자신을 걱정하거나 8시간동안 고통받은 자신을 위한 보답에 써버리니, 우리의 삶이 사실은 이 8시간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 우리가 8시간의 지옥에 빠지기 전의 삶은 어떠한가.


심지어 모두가 겪었던 그 어둡고 외로운 시기의 행위는 미래의 내가 맞이할 8시간을 위한 시간으로 치부된다. 오롯이 미래의 8시간을 위한 행위들로 가득 차 있다. 


모든 어른들은 혹여라도 남들과 다른 시간을 꿈꾸는 낙오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주의를 기울인다. 그들은 너희가 겪을 미래의 8시간은 아름다울 것이라고, 그것을 위한 지금의 24시간을 모두 써버려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니, 지금의 24시간에 충실하지 않으면 미래의 8시간이 불행할 것이라고 속삭인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지금의 24시간을 ‘현재 존재하는 시간’이 아닌 ‘미래를 위한 시간’으로 치환하여 생각하는 사람들 중, ‘현재의 8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있다면 죄송할 따름이다.



3. 그럼 남은 16시간을 구원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아직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답을 찾지 못했어도 문제가 있는 것쯤은,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쯤은 느낄 수 있기에 답을 찾고 있으며, 그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4. 지금까지 발견한 가장 근접한 답.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던 글이 하나 있다. ‘글’이라기 보다는 누군가의 ‘글’에 달린 ‘댓글’이다. 그 댓글은 아래와 같다. 

“...(생략)... 과학자가 과학자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것은 거기에 투영된 노력의 양이 아니라 인류에게 분명히 가치있는 일을 하고있다는 것으로 존중받는것이죠. 의사가 공부 많이 했다고 존중받는게 아니라, 그렇게 해야만 사람을 사릴 수 있으니까 존중받는 것 처럼요. 개발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명백하게, 비록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라도 다른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고,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위치에 서 있죠. 그런 우리가 존중받고 싶다면, 역설적으로 우리를 남들과 차별화시키는 어려운 기술들을 남들은 그걸 몰라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이 일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질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죠. 앞으로 남겨진 사회는 점점 컴퓨터 위에 세워진 형태없는 것들로부터 실재적인 가치를 많이 만들테니까요.”



5. 여덟 시간을 위한 열여섯 시간, 열여섯 시간을 위한 여덟 시간. 나의 선택은?


우리는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모든 사회 구성원은 그 나름의 역할을 해내며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우리는 16시간을 희생한 8시간을 살아내며 사회의 1인분을 한다. 하지만 16시간을 위한 8시간을 살아보는 것은 어떤가? 셈이 빠르다면 이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의 인생을 투자하여 어떠한 삶의 가치를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가치관이 바로 서 있어야 하며, 가치 실현을 위한 나의 열 여섯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이 바로 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짧지만 매일의 여덟 시간을 통해 내가 작게 실현할 수 있는 가치를 계산하여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그것이 직업 정신이며,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작은 사명이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 방법이다. 


인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여덟 시간이 그저 '월요병'같은 느낌으로 미움받고 버려져서는 안 된다. 때문에 인생의 가치를 세워두고, 매일의 여덟시간을 투자하여 그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6. 모두의 시간은 다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나는 모두의 여덟시간을 그리고 나머지 열 여섯시간을 존중한다. 사회적 기여 또한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것들 없이도 소소하게 주변 사람들과 혹은 자신의 세계 안에서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