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578주년
대부분 세종대왕을 떠올리실 텐데요. 조선 제4대 왕인 세종은 한글 창제 외에도 측우기, 해시계를 만들어내는 등 수많은 혁신적인 업적을 이뤄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죠. 대체 세종은 어떻게 이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었을까요?
‘이슈리더십이란, 신하들과 함께 해결해야 할 이슈를 발견하고, 신하들 스스로 이슈를 구체화해서 풀어 나가게 이끄는 것인데요. 세종은 나라 발전에 필요한 다양한 이슈를 신하들이 끊임없이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게 했죠. 지금으로부터 거의 600년 전, 이슈리더십으로 신하들을 이끈 세종의 일화들을 소개합니다.
백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궁궐 밖에도 자주 나갔던 세종. 백성들이 어려운 한자어로 된 처벌 조항을 몰라서 억울하게 형벌을 받게 된 사연을 듣게 된다. 궁궐로 돌아와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너무나 중요하다고 판단을 내리는데….
세종은 왕의 권위를 이용해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대신 그는 신하들을 모아놓고,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겪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일까?’라고 의견을 물었다. 그리고 한자어를 읽지 못하는 백성들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신하들의 입에서 ‘지금 쓰이는 한자는 백성들이 익히기에 너무 어렵지 않은가’라는 이슈가 먼저 나오길 바랬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종은 늘 아랫사람들의 의견을 물었는데요. 흉년이 들면 직접 궁궐 밖에 나가 농부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볼 정도였죠. 신하들에게 수시로 나라의 실정을 파악해 보고하게 하고, 중요한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눴는데요. 신하들이 직접 나라의 주요 사안을 찾아오게 해서 나라 발전에 대해 항상 관심을 두고 고민하는 습관을 갖게 했죠.
세종은 신하들이 각종 이슈를 다양한 시각에서 고민하도록 특별한 방식으로 회의를 운영했는데요. 회의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세종은 회의를 하면 꼭 싸움을 붙였다. 창조적 마찰이 일어나게 만든 것이다. 이 때 사용한 방법은 '견광지(絹狂止)' 였다. '견'은 '하지 말자'라는 반대를 나타내는 말이고, '광'은 '해보자'라는 뜻의 찬성 표현이다. '지'는 잠깐 쉬어 다시 생각해 보자는 뜻이다. 세종은 중요한 이슈가 생기면 경연을 열어 ‘견광지’를 활용해 신하들이 격렬하게 논쟁하고, 소통하게 했다.
가령, ‘한글 창제’를 반대하는 상소가 올라왔을 때, 세종은 경연을 열었다. 이 때 고위 관료들은 대체로 "아니 되옵니다"를 외쳤다. 집현전 소장학자들은 "해 봅시다"라고 우겼다. 세종은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왜 안 된다고 하는지, 그리고 왜 해볼 만하다고 하는지, 그래서 이 둘을 통합할 방법은 없는지를 중간에서 계속 물어보며 신하들이 ‘한글 창제’라는 이슈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세종은 이런 건설적인 의견 대립을 통해 신하들이 이슈를 다각도에서 생각해보게 했는데요. ‘한글 창제’가 당시 중요하게 여긴 사대주의를 뒤흔들 수 있다는 반대 의견에 모두가 깊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겪지 않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찬성 의견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게 했고요. 이 덕분에 신하들은 이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죠.
세종은 한글을 반포하기 전에 ‘백성들이 익히고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을지’에 대해 신하들이 직접 검증하게 했는데요. 이건 어떻게 했을까요? 집현전 학자였던 신숙주와 성균관 주부 성삼문이 무려 13번이나 압록강을 건너면서 황찬 이라는 해외학자에게 한글의 음운체계에 대해 자문을 구할 수 있게 지원했는데요. 완벽한 한글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줬다는 기록 이 있습니다. 또한, 학자 출신의 여러 신하들이 《용비어천가를 만들어서 편찬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도왔는데요. 신하들이 ‘훈민정음은 한자 없이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기회를 마련해 준 거죠.
세종대왕의 이슈 리더십 덕분에 1446년(세종 28년), 한글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한글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유산으로 현재까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이슈리더십을 발휘해 조선시대 최고의 업적을 이룬 세종. 리더 여러분들도 세 가지를 기억해보세요.
1) 구성원들과 함께 이슈를 찾기
2) 구성원들이 이슈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계속 고민하게 하기
3) 구성원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가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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